집값 급등지역의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보유세 폭탄에 이어 건보료 부담도 급등,이중고를 겪게 됐다.

보유세 상승은 집값 상승에 따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건강보험이라는 기본적 사회보장 인프라를 누릴 비용까지 덩달아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제도적 결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종부세를 낼 만한 부자가 아니면서도 집값이 올라 건보료까지 더 내게 된 계층의 불만이 더 크다.

◆연말 연초 건보료 많이 올랐다

건보료는 1년에 두 번씩 조정된다.

11월에 전년도 재산세 과세표준 조정분이 적용될 때 한 번 오르고,이듬해 1월 새로운 보험료율이 적용될 때 한 번 더 인상된다.

문제는 예년엔 그 오름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과 올 1월엔 그 폭이 유난히 컸다는 데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2005년 재산세 과세 표준액이 적용됐다.

2005년엔 전국적으로 재산세 과세표준액이 전년보다 평균 59%나 올랐다.

때문에 건보료 인상폭이 6~20%에 달했다.

이는 예년 평균 조정폭(5~6%)에 비해 최고 4배가량에 이르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정부와 의료단체가 2007년 1월부터 적용할 건보료 인상률을 6.5%로 결정하면서 지역 가입자들의 불만이 더 커졌다.

이 같은 인상폭은 2004년(6.75%)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것이었다.

지역 가입자들의 평균 보험료는 이 때문에 2006년(4만8384원)보다 8850원(18.29%)이나 오른 5만7234원에 이르게 됐다.

◆서민들도 건보료 폭탄

건보료 상승의 부담은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은 지역의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지워지고 있다.

지난해 이미 월 8만원씩 두 차례 보험료 인상을 경험했다는 박모씨(35)는 "보험료가 올라 문의했더니 기준시가가 상승해 덩달아 올랐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보험료가 얼마까지 인상될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세입자들의 불만은 더 크다.

세입자들의 건보료 산정시 전세금 점수를 높여 보험료가 더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에서 1억원짜리 전세를 사는 이모씨(42)는 최근 기준변경으로 보험료가 매달 1만3567원씩 늘어 연간 16만2804원을 더 내게 됐다.

그는 "보험료가 5000원만 올라도 부담인데 1만원 이상 인상됐다"며 "보유세 폭탄은 집 한 채 없는 서민들에게까지 부담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전셋집에 대한 건강보험료 부과기준을 올린 이유에 대해 "기준시가 상승으로 보험료가 늘어난 주택소유 납부자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정부와 건보공단이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살림을 바닥내놓고 재산세 과표인상의 덕을 누리려 하고 있다"며 "제도개선으로 지나치게 보험료가 오르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성선화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