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서 한우주물럭전문점인 '한우정'을 운영하는 윤진호(34)라고 합니다.

중동신도시에는 부천시청을 비롯한 관공서와 대형 유통점이 많아 좋은 상권이라고 판단,시청 바로 옆에 가게를 냈습니다. 임대보증금과 권리금 1억2000만원,인테리어비 1억4000만원,집기설비비 4000만원 등 모두 3억원이 창업자금으로 들어갔습니다. 투자자 세분이 돈을 모아 제게 음식점 운영을 맡긴 것입니다. 지난해 9월초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지요.

매장 규모는 80평으로 홀과 방이 따로 있어 단체 및 접대 손님,가족단위 손님 등 여러 고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특히 시청 공무원들에 대한 접대 수요에 기대를 많이 걸었지요. 그래서 가격도 높게 책정했습니다. 180g에 4만5000원인 설등심과 3만5000원인 꽃등심을 주력 메뉴로 내세웠지요. 갈비탕 같은 식사류도 다섯가지를 준비했구요.

직원은 주방에 3명,홀 서빙에 2명을 배치했습니다. 지난달을 결산해보니 저를 포함,모두 6명에 대한 인건비가 1175만원 지출됐더라구요. 여기에 월세 275만원과 식재료비 1111만원 등을 합치니 한달 지출이 2669만원에 달했습니다. 그런데,매출은 2091만원으로 적자가 570여만원 났습니다. 지난달만 그런 게 아닙니다. 개점 초기였던 작년 9월부터 6개월간 500만-1000만원까지 계속 적자를 냈습니다. 답답해서 3차에 걸쳐 메뉴 개선을 해보았지만 흑자 전환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고객층은 공무원이 많은데 점심때 갈비탕 먹는 것이 고작입니다. 접대 수요가 거의 없는 것이지요. 가끔 부평구에 있는 GM대우 자동차 사원들이 단체 회식을 하곤 하지요. 가족단위 고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다 오더라도 등심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중저가 메뉴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니 적자를 벗어날 방법을 찾을 수가 없네요.

탈출구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 개선방안을 알려주세요.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정인식 (주)스포츠존 대표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상권과 입지 분석

부천시 원미구 중동 상권은 부천시의 86만명 인구와 서울·인천의 인구 유입이 쉬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역세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인천을 잇는 골목에 있다는 얘기지요.

이같은 지리적 이점 덕분에 서울 외곽순환도로와 계남대로를 통해 버스로 서울시 목동과 인천 계양구 등에 15∼3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전통적 역세권인 부천역 주변에 형성됐던 상권 중심축이 3~4년 전부터 이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동과 상동 일대에 백화점과 대형 마트(할인점) 등이 잇따라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지하철 7호선 연장 구간이 계남대로를 따라 2010년 개통될 예정이어서 유동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원미구의 상동과 중동에는 부천시 전체의 45%에 해당하는 아파트가 밀집돼 있습니다.

현대백화점,디몰,GS백화점을 비롯해 홈플러스,이마트 등 대형 마트가 상동과 중동에 집중적으로 모여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동신도시가 분당이나 일산처럼 강한 소비파워를 갖고 있지는 못하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중동신도시에 크고 작은 사업체들이 별로 없고 서울이나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샐러리맨 중심이어서 베드타운 성격이 강한 곳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 신도시가 조성된 후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곳에 진출했던 상인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수요에 비해 상가 공급이 과다해 파이를 나눠먹는데 급급한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매력적인 상권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가게 입지는 시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긴 하지만 먹자골목으로 들어오는 손님들 입장에선 가장 끝자락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이에따라 시청 공무원과 민원인 손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시청 손님들에게서 기대했던 매출이 전혀 나오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 가게의 문제점은

저녁때 손님 뜸한 먹자골목 끝에 위치

<문>
이 가게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답> 한우정은 애당초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문을 연 점포입니다.

사업 기획시 3명의 주주와 한우정을 운영할 대표(점주가 최대주주의 아들)가 함께 지혜를 모았겠지만 자영업의 기초 단계인 상권과 입지 분석에서부터 허점이 발견됩니다.

고급 한우 매장을 중동신도시 먹자골목 후미진 곳에 낸다는 것은 상권과 입지 조사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아이템을 정한 뒤 가게 자리를 잡기 전 배후 주거지의 소득수준,유동인구수,경쟁점 상황 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함은 점포 경영의 기본입니다.

이 먹자골목은 저녁 시간 이후 유동인구가 거의 끊어지는 곳입니다.

수요에 비해 점포가 과다한 전형적인 '점포과밀 지역'이지요.

이런 곳에서는 단체손님을 겨냥한 저가형 삼겹살집도 버티기 힘들 것입니다.

컨셉트를 주물럭전문점으로 정한 것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우정은 품질 좋은 전북 정읍의 '단풍나무' 브랜드 한우고기를 취급하면서도 고객들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점포란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물럭 전문점을 지향한다면 주물럭 메뉴가 50%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실제 10여가지 메뉴 중 주물럭은 단 하나뿐입니다.

매장 컨셉트와 판매상품,고객이 받아들이는 이미지가 일치해야 매출이 안정적으로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점 개선하려면

쇠고기 산지서 직매입 … 원가 낮춰야

<문>
흑자를 낼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요.

<답> 매장 운영자의 경험이 일천하다는 것은 큰 약점입니다.

점주가 음식점 경영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한우정에 열정을 바칠 수 있는 경험자를 영입하는 것도 점포를 살릴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점주를 영입하더라도 점포 컨셉트는 반드시 바꿔야 합니다.

주물럭전문점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안을 제시한다면,매장 컨셉트는 '웰빙 소고기전문점'이 어떨까 싶습니다.

청정한 전북 정읍산 브랜드 한우육과 청정야채를 이용한 등심 및 안심 샤브샤브를 주력 메뉴로 내세우는 방안입니다.

주력 메뉴 가격도 2만~2만5000원 정도로 낮춰야 합니다.

한우정이란 구태의연한 이름보다는 손님들이 이해하기 쉽고 튀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상호를 개발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매장 컨셉트가 바뀌고 가격이 내려가면 원가절감 방안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우선 월세를 현재 275만원에서 200만원 수준으로 내릴 수 있도록 건물주와 협상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상품의 매입 원가도 조정해야 합니다.

점주는 정읍산 소고기를 농협이나 영농법인에서 직구매하는 것이 아니고 중간 유통업자에게 구매하므로 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간 유통업자의 마진이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직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한 달 매출의 74%가 육류에서 나오고 있으므로 매출을 더 올리기 위해서는 육류 아이템의 확장도 긴요합니다.

예컨대 청정 한우와 유기농 채소가 들어가는 '내장산 한우 샤브샤브'란 이름으로 새 메뉴를 개발한다면 인기를 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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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청 · 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고민 내용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 02-514-4855)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