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검역 문제 양측 입장차 여전히 커
-한미FTA 2차 농업 고위급 협상 결과-

지난 19일 시작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농업 고위급 협상에서도 양국이 민감품목 양허(개방) 방향과 쇠고기 검역 문제를 놓고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민동석 농림부 차관보는 20일 브리핑에서 "쇠고기 검역 문제에 관해 오늘 오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심도있는 논의를 했지만 양측의 입장차이가 워낙 커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 차관보에 따르면 미국측은 이날 협상에서 지난 1차 고위급 협의와 마찬가지로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오는 5월 자국의 '광우병 통제국 등급' 판정이 확실한 상태이므로 즉시 뼈를 포함한 쇠고기 전면 수입이 가능토록 위생조건 개정을 위한 기본 사항에 합의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5월 판정이 확정되더라도 자체 위험 평가 등 수입국의 권리를 최대한 행사한 뒤에야 수입 위생조건 개정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키면서 현 시점에서는 우리가 실질적 교역 재개를 위해 허용한 '뼛조각 박스만 반송'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민 차관보는 "(쇠고기 검역 문제의 경우) 현재 미국의 태도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미국이 보다 현실적, 신축적 입장으로 나오지 않으면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미국측 협상단은 공식적으로는 쇠고기 검역 문제가 FTA 의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쇠고기 검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FTA 타결안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미국 내 의회 등의 압력 때문에 계속 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민 차관보는 전했다.

전날과 이날 오후 진행된 농산물 양허 방향에 관한 논의도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차관보는 "(우리측이 제시한) 계절관세, 수입쿼터, 세번분리 등의 다양한 기법 사용하는데 미국도 동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적용하는데 있어 원칙에서부터 의견차가 많이 나타나는 실정"이라며 "우리는 민감품목에 대해 예외적 취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민감폼목이라도 궁극적으로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쇠고기와 오렌지 등 초민감 품목의 경우 아직 깊이 있는 논의조차 들어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외 일부 품목의 경우 협상대표들이 실무진에게 품목별로 과제를 주고 해결케하는 방식으로 논의,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본 경우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민 차관보는 향후 협상 일정과 관련, "내일까지 협상해보고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목요일(22일)까지 협상을 더 할 생각"이라며 "고위급 협상에서 타결되지 않는 부분은 다음주 장관급 협상에서 타결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