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의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 라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천안시가 신규 분양 아파트의 올해 분양가 가이드 라인을 평당 75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작년 행정 소송에서 승소한 시행사 ㈜드리미 측에는 이보다 17%나 높은 평당 870만원대의 분양가를 허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드리미는 천안시 불당동에 선보일 '한화 꿈에그린' 297가구(38~48평형)의 분양가를 평당 877만원으로 책정하고 이번주 천안시에 분양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드리미는 천안시와 분양가에 대한 사전 조율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작년에 똑같은 가격으로 분양하려다 천안시가 분양가가 높다며 분양 승인을 거부하자 행정 소송을 제기,승소했다.

최달식 드리미 사장은 "토지 매입 비용과 금융 비용 등을 감안할 때 평당 877만원을 받지 않고서는 사업성이 전혀 없다"면서 "23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이달 말부터 1순위 청약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천안에서 이뤄지는 첫 분양 물량이어서 천안시가 분양을 승인할 경우 올 분양가 가이드 라인은 출발부터 무색해지게 된다.

이에 대해 천안시 주택과 관계자는 "행정 소송에서 졌기 때문에 드리미에 대해선 분양가가 높더라도 분양 승인을 내 주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지만 다른 업체들은 올 9월 분양가상한제 도입 전까지 가이드 라인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천안에서는 드리미 외에 동일토건 967가구(32~87평형,쌍용동) 대우건설 950가구(30~56평형,두정동) 금호건설 498가구(34~49평형,안서동) 한라건설 764가구(32~42평형,신방지구) 등의 분양이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에만 10여개 업체가 1만여 가구를 공급할 전망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