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디자이너 브랜드 '유엘(UL)'을 론칭하며 3대 대형 마트 중 맨 마지막으로 프리미엄 의류 PB(자체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마트 패션'의 패권을 놓고 신세계 이마트(샵나인오투),삼성테스코 홈플러스(프리선셋) 등과 벌이는 3파전이 볼 만해졌다.

롯데마트는 오는 26일 패션 디자이너 심설화씨와 손잡고 토털 패션 브랜드 UL을 론칭한다.

기존 의류 PB인 '위드원''베이직 아이콘' 등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기본 아이템 위주였다면 UL은 마치 백화점 브랜드처럼 디자인성이 강한 프리미엄 패션 PB의 성격을 가진다.

전속 계약을 맺은 심 디자이너가 디자인 및 상품 기획을 담당하고,롯데마트가 생산 마케팅 판매를 맡는다.

대량 발주로 원가를 낮춰 티셔츠 1만9800원,바지 2만9800원,셔츠 2만9800원,재킷 4만9800원 선에 내놓는다.

롯데마트는 "대형 마트의 저가 이미지에 싫증을 내면서도 백화점 상품 가격에는 부담을 느끼는 20~30대 소비자를 주 공략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이번 디자이너 브랜드 론칭은 앞서 의류 PB를 강화한 경쟁 대형 마트들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사내에 별도의 패션디자인실을 차리고 의류업체 디자이너 및 머천다이저(MD)를 영입한 뒤 의류 PB를 강화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홈플러스는 PB 강화 이후 월평균 20%대의 의류 상품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고,이마트도 올초 샵나인오투에 내놓은 10만원대 신사복이 조기 품절되는 등 프리미엄 의류 PB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이에 반해 롯데마트는 그동안 위드원,베이직 아이콘 등 의류 PB를 운영하면서도 납품업체가 기획 생산한 제품에 상표만 달아서 판매하는 소극적인 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롯데마트까지 프리미엄 PB 사업에 뛰어들면서 3사 간 본격적인 의류 판매전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롯데마트의 PB 강화에 맞춰 가장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마트의 샵나인오투다.

현재 이마트 32개 점포에 입점해 있던 것을 올해 중으로 65개 점포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 중 9개 대형 매장엔 마트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의류 전담 판매사원(숍마스터)까지 배치했다.

홈플러스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광고 모델까지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꾀하고 있는 것.지난해 탤런트 주진모,이요원 등 파격적인 스타급 모델을 기용했던 프리선셋은 올 들어서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탤런트 경준,이연주로 모델을 바꿔가며 PB 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