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씨, 새 소설 '오 하느님' 출간 "강대국 침탈로 지난 100년간 1억명 죽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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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일까.
사람이란 과연 믿을 수 있는 존재일까.
이런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과 회의를 품은 채 글을 썼습니다.
이번 소설은 '태백산맥'이나 '아리랑'과 같이 우리 민족의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 벗어난 첫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설가 조정래씨(64)가 신작 장편 '오 하느님'(문학동네)을 펴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6월 프랑스 노르망디 유타 해안에서 찍었다는 한 장의 흑백사진이 소재가 됐다.
독일 군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이 아시아인이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역사학자 스티븐 앰브로스는 자신의 저서 'D-DAY'에서 '나치 군복을 입은 동양인'은 바로 한국 사람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 하느님'은 바로 이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신길만은 스무 살 때 일본군에 징집돼 관동군 고바야시 부대의 일원으로 국경전투에 투입된다.
그는 다른 조선인 동료들과 함께 포로가 돼 소련으로 끌려간 뒤 그 곳에서 소련군에 편입돼 모스크바 사수를 위한 대독 전선에 투입된다.
거기서 다시 독일군 포로가 되고 노르망디 해안에서는 미군 포로가 돼 소련 땅으로 후송된다.
소설은 길만과 조선인 동료들이 고향땅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며 후송 트럭에서 내려 휴식을 취하던 중 기관총에 맞아 죽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20세기는 강대국들이 약소국을 일방적으로 침탈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100년 동안 무려 1억명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약육강식의 논리는 21세기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자유와 평등 평화는 책에만 나오는 이상적인 말들일까요.
이번 작품이 이런 고민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암울한 현실을 바꿔 나가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60대 중반에도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는 조씨는 향후 15년간의 집필계획도 세워 두었다고 말했다.
"왜 사는지도 잊어버린 채 돈에 대한 집착으로 미친 듯 달려가다 스러지고 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소설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는 지식인 계층의 허위의식과 비인간적인 행태를 해학적인 기법으로 담은 작품도 구상 중이고요.
대략 2년마다 한 편씩 신작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사람이란 과연 믿을 수 있는 존재일까.
이런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과 회의를 품은 채 글을 썼습니다.
이번 소설은 '태백산맥'이나 '아리랑'과 같이 우리 민족의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 벗어난 첫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설가 조정래씨(64)가 신작 장편 '오 하느님'(문학동네)을 펴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6월 프랑스 노르망디 유타 해안에서 찍었다는 한 장의 흑백사진이 소재가 됐다.
독일 군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이 아시아인이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역사학자 스티븐 앰브로스는 자신의 저서 'D-DAY'에서 '나치 군복을 입은 동양인'은 바로 한국 사람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 하느님'은 바로 이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신길만은 스무 살 때 일본군에 징집돼 관동군 고바야시 부대의 일원으로 국경전투에 투입된다.
그는 다른 조선인 동료들과 함께 포로가 돼 소련으로 끌려간 뒤 그 곳에서 소련군에 편입돼 모스크바 사수를 위한 대독 전선에 투입된다.
거기서 다시 독일군 포로가 되고 노르망디 해안에서는 미군 포로가 돼 소련 땅으로 후송된다.
소설은 길만과 조선인 동료들이 고향땅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며 후송 트럭에서 내려 휴식을 취하던 중 기관총에 맞아 죽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20세기는 강대국들이 약소국을 일방적으로 침탈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100년 동안 무려 1억명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약육강식의 논리는 21세기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자유와 평등 평화는 책에만 나오는 이상적인 말들일까요.
이번 작품이 이런 고민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암울한 현실을 바꿔 나가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60대 중반에도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는 조씨는 향후 15년간의 집필계획도 세워 두었다고 말했다.
"왜 사는지도 잊어버린 채 돈에 대한 집착으로 미친 듯 달려가다 스러지고 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소설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는 지식인 계층의 허위의식과 비인간적인 행태를 해학적인 기법으로 담은 작품도 구상 중이고요.
대략 2년마다 한 편씩 신작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