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이상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코스닥 상장업체 주식을 평균가격보다 4배가량 높은 가격에 매입한 회사가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매입금액의 절반은 차입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배관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월드조인트의 최대주주가 브릿지캐피탈에서 드림기술투자로 변경됐다.

기존 최대주주인 브릿지캐피탈은 월드조인트 주식 700만주를 총 80억원에 드림기술측에 넘겼다. 주당 매각대금은 1143원으로, 최근 5일 평균가격인 333원에 비해 무려 4배 정도 비싸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였어도 비싸다는 게 한 증시 전문가의 지적이다. 월드조인트의 실적이 2년 연속 부실했기 때문이다.

월드조인트의 작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5억원과 13억원에 달했다. 경상손실도 11억원이었다. 2005년에는 영업손실이 22억원, 경상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45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지속 중이다.

드림기술측 관계자는 “40억원 가량의 자기자본 이외에 지인들로부터 차입한 금액으로 지분을 인수했다”며 “비싼 가격에 샀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신규 사업 추진을 통해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선 드림기술의 현재 자본금은 총 33억원이며,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억원과 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식 매입대금으로만 8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총 이후 신규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시 등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규사업에 대한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월드조인트가 공시한 사업목적 추가 사항 때문이다.

한편 월드조인트는 지난 20일 이미 결의했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취소해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되며, 하한가로 직행했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브릿지캐피탈의 특수관계사인 아인스는 월드조인트의 유상증자에 대해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브릿지캐피탈 대표이사는 월드조인트 및 관계사인 아인스 자금 횡령 등 혐의로 지난 1월 초 구속 기소된 상태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