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 확실한 땅이 있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값에 팔아치우는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최재경 부장검사)는 22일 개발계획이 없는 땅을 스키장 부지라고 속여 수십억원대의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획부동산 업체 D사의 이모 대표(35)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회사에 40여명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무작위로 전화를 건 뒤 "강원도 원주시 소재 임야에 스키장을 건설할 계획이고 숙박지역,상가 등도 들어선다"고 속여 김모씨 등 피해자들로부터 77회에 걸쳐 44억5000여만원을 가로챘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가 판매한 땅은 맹지(盲地: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없는 토지)로 스키장이나 도로가 들어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평당 7만1000원에 구입한 토지를 피해자들에게 평당 35만원에 판매했으며 구입 후 2~3년이 지나면 몇 배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선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기획부동산 업체 K사의 영업이사인 최모씨(57)가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최씨는 2004년 4월 K사 사무실을 찾은 조모씨에게 "강원도 평창군 일대는 이미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발업체를 선정했고 동계올림픽 유치시 땅값이 급등할 예정이니 투자하라"고 꾀어 부동산 매매금 9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해당 지역은 개발이 불가능한 농림지역 보전임지여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없는데도 최씨는 평당 1만5000~3만원 정도인 땅을 평당 19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