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 수석대표는 21일(현지시간) "다음 주 협상의 성공적 타결이 손에 닿을 만한 데까지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열린 농업 분야 고위급 협상에서 리처드 크라우더 미국 무역대표부(USTR) 수석협상관은 "다음 주 열릴 장관급 협상에서 쌀 문제를 공식 제기하겠다"며 FTA 협상 시작 이후 처음으로 쌀 문제를 꺼내 막바지 진통이 예상된다.

커틀러 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수석대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현재 가장 어려운 이슈들을 타결하는 단계에 들어와 있다"며 "다음 주 한·미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한 목표와 권한을 갖고 서울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는 미국의 목표로 △한국 농산물 시장 개방 △자동차 관세·비관세 장벽 철폐 △통신 의약품 서비스시장 진입 확대 △투자자 보호 조항 △강력한 노동 환경 조항 등을 꼽았다.

그는 다만 "협상에선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다"며 양보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혜민 한·미 FTA 기획단장도 "다음 주 회담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좀 더 뚜렷하게 다졌다"며 "양측이 유연성을 조금 더 발휘하면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미국이 쌀을 장관급 협상 의제로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미국 측에 표명했다"며 "쌀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며,미국이 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협상을 파국으로 몰고가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민 차관보는 "쇠고기 오렌지 돼지고기 등 초민감 품목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채 고위급 협상을 끝냈다"며 "다음 주 열리는 장관급 협상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승윤/워싱턴=김현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