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악기가 보루네오가구를 520억원에 인수한다. 이에 따라 보루네오가구는 1991년 부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추진된 매각협상 실패 끝에 16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보루네오가구의 지분 87.82%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 캠코SG인베스터스와 삼익악기·산은캐피탈 컨소시엄은 23일 보루네오가구 매각 계약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520억원대로 전해졌다. 캠코SG인베스터스는 지난 1월 말 삼익악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그동안 가격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이번 인수와 관련,"보루네오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은 데다 같은 목재 연관 산업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루네오가구는 이에 따라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맹기 삼익악기 해외법인 회장과 한현모 전 삼익악기 이사를 이사와 감사로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캠코SG인베스터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GS홀딩스의 계열사인 코스모화학 컨소시엄과 보루네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올해 초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 때 제시됐던 매각가격은 450억~500억원 선으로 전해졌다.

가구업계는 그동안 여러차례 매각이 추진됐던 보루네오가구가 이번에 새 주인을 찾게 됨에 따라 안정적인 성장을 통해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루네오는 국내 가구업계에서 여전히 브랜드파워 1위를 차지할 정도여서 주인만 찾게 되면 성장기반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였다.

보루네오 측은 "오랜 기간 내부적으로 존재해온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어 위축됐던 투자와 신규사업의 추진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66년 설립된 보루네오는 1991년 부도를 낸뒤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01년 캠코(자산관리공사)와 외국계 금융회사의 합작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캠코SG인베스터스에 인수(지분 87.82%)된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법정관리를 벗어났다.

법정관리 전 3000여명이던 인력은 현재 278명으로 줄었고 인천본사 및 공장부지도 4만3000여평을 매각,1만400평만 남아 있다. 보루네오는 지난해 1720억84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13.6%나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 55억원을 기록,수년째 적자가 지속됐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