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땅값이 1991년 거품 붕괴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22일 발표한 '전국 토지의 공시가격'에 따르면 주택·상업·공업용지를 포함한 전국 땅값은 지난 1월1일 기준으로 전년 대비 평균 0.4% 올랐다.

국토교통성이 매년 한 차례씩 발표하는 전국 공시지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1991년(11.3% 상승)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땅값은 1992년 4.6% 하락한 뒤 지난해까지도 1~8%의 내림세를 지속해왔다.

일본의 땅값이 오름세를 보인 것은 최근 경기회복에 따라 주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부동산펀드 등의 투자도 가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용도별로는 전국의 상업용지가 2.3%,주택용지는 0.1% 올랐다.

특히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의 상업용지는 8.9%나 올라 작년(1.0%)에 이어 2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 보면 도쿄의 주택용지는 3.6%,상업용지는 9.4% 올랐다.

이에 따라 도쿄의 중심지인 지요타·미나토·신주쿠·시부야·도시마구 등 8개구의 주택용지 땅값은 1984년 수준,상업용지는 1980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의 도심재개발 지역이나 터미널 주변 등 역세권의 경우 땅값이 40% 이상 오른 곳도 있어 부동산 과열 지적도 나온다.

도쿄의 경우 주택용지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10곳은 최근 도심재개발이 진행 중인 미나토구와 시부야구에 모두 몰려 있고,이 중 4곳은 상승률이 40%를 웃돌았다.

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도쿄 긴자4번가에 있는 야마노악기 긴자본점 자리로 ㎡당 3060만엔(약 2억4500만원)에 달했다.

주택용지 중에선 도쿄 지요다구 5번가로 ㎡당 땅값이 290만엔(약 23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선 지방의 중핵도시들도 땅값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난 게 특징이라고 국토교통성은 설명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