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역사성 있어 신중해야"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기온이 점차 따뜻해지면서 식목일(4월 5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에 산림청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23일 "일부에서 나무심는 시기가 빨라졌으니 식목일을 앞당기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가기념일로서의 식목일은 전국적인 나무심는 시기나 기후 뿐 아니라 국민의 참여의식 고취와 역사적 배경에 따른 것이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단지 나무심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어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를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간혹 일부에서 식목일을 전후로만 나무심는 날로 알고 있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식목일의 역사적 배경에 신라의 삼국통일(음력 2월 25일)과 조선 성종대왕의 친경(직접 논을 경작한 날) 등과 관련이 있고 청명.한식과 겹쳐 조상을 돌아보는 전통문화와도 연관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학자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지금의 식목일은 한반도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생태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식목일을 3월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대부분의 지역이나 자치단체에서는 2월 말에서 3월 초부터 식목행사를 앞당겨 벌여왔고 사실상 식목일은 나무심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일부 산림 전문가들도 언 땅이 녹을 때인 3월이 나무심기에 적절한 때로 보고 있으며 잎 눈이 트고 물오름이 시작되기 전에 나무를 심어야 제대로 뿌리를 내려 생존율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온난화 영향에 따른 식목여건 변화 등을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기념일 변경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식목일은 단순하게 나무심는 날이 아니고 역사성과 상징적인 의미가 가미된 날이라는 점 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min36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