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재테크 시장에서도 '파레토 전략'과 '롱테일 전략'이라는 용어가 자주 눈에 띈다.

파레토 전략이란 원래 경영용어로 기업이 목표로 하는 수익의 약 80%를 상위 20%에서 얻는 방법이다.

재테크 차원에서는 주식은 우량업종에,부동산은 강남 등 중심지에,채권은 국채와 우량회사채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롱테일 전략이란 남들이 소홀히 하는 곳에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방법이다.

최근처럼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 있어서는 아무리 멀리 보이는 곳이라도 투자가시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재테크 시장이 경제 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고 한다면 파레토 전략이나 롱테일 전략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경제여건상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금융공사(IFC)에 따르면 전 세계 40억명에 달하는 빈곤층(연소득 3000달러 미만)의 연소득을 모두 합하면 5조달러에 달한다.

이는 2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을 감안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14억명의 중산층 연소득에 비해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우리 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0년 전만 해도 10명 가운데 7명꼴이던 중산층이 이제는 5명으로 줄어들었다.

대신 빈곤층 비율이 10%에서 20%로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상품을 파는 시장에 양극화가 심화되면 기업들의 실적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최근처럼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IT(정보기술)산업이 주도되는 시대에 있어서는 기업 간 혹은 업종 간의 차별화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앞으로 이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운용 원리로 '경쟁'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시장경제가 확산되고,경제성과도 실적 위주로 배분되는 체제에 있어서는 경쟁력이 있는 계층과 기업일수록 시장점유율과 소득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환경변화가 가장 빨리 반영되는 곳이 금융회사들의 영업전략이다.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프라이빗 뱅킹(PB) 업무는 대표적인 파레토 전략에 해당된다.

반면 휴면계좌 주인 찾아주기,동전교환,파출수납 등은 롱테일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상품도 목표로 하는 계층들의 수요를 감안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올들어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해서 그런지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은 안전성을,하위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은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개발·판매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박주양 국민은행 구기동 지점 VIP 팀장은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있는 계층들은 일본,유럽과 같은 안전한 선진국 상품을 선호한다"며 "그 대신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브릭스,친디아,포스트 브릭스 상품에 여전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을 매입할 때도 계층별로 투자기준이 바뀌고 있다.

정유신 굿모닝 신한증권 부사장은 "개인들의 금융자산 축적비율이 높아질수록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flight to quality)이 강해진다"며 "주식을 고를 때 '있는 계층'들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우량업종을 보유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재테크 생활자들이 남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흐름을 잘 읽고 자신에게 맡는 투자수단과 금융상품을 잘 골라야 가능하다.

그런 만큼 이제는 시장을 읽는 눈과 각종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FQ)를 높여 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