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해 12월 취임 직후부터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내 테러용의자 재판에 대해 국제사회가 비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본다면서 수용소 폐쇄를 주장했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게이츠 장관은 수용소를 폐쇄하고 재판 절차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테러용의자들을 미 본토에서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딕 체니 부통령과 앨버토 곤잘러스 법무장관 등은 테러용의자들을 미국으로 데려오는데 반대했고 결국 조지 부시 대통령이 체니 부통령 등의 손을 들어 주면서 논쟁이 종료됐다는 것.
부시 행정부는 '9.11 테러' 이후 진행 중인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테러용의자들을 관나타모 수용소에 수감한 상태에서 재판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특히 일부 행정부 소속 변호사들은 테러용의자들을 미국으로 데려오면 이들에게 헌법적, 법적 권한을 부여하게 된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관리는 연방검사 무더기 해임사태로 곤잘러스 장관이 사임할 경우 수용소 폐쇄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곤잘러스 장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자"며 "이 문제(수용소 폐쇄)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게이츠 장관의 수용소 폐쇄 안을 지지했다고 미국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신문이 전했다.

미군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무기한 구금과 포로 학대로 인해 미국의 해외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고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수용소 폐쇄를 요구했다.

현재 미국은 385명의 외국인 관타나모 수감자 가운데 호주인 데이비드 힉스(31) 1명을 테러범에 대한 물질적 지원 혐의로 고소했고,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비밀 교도소에 수감됐던 14명의 거물을 포함 60~80명을 재판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