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호군의 유괴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그놈 목소리’에 대해 법원이 영화에 나오는 이군의 양어머니 목소리를 삭제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김용헌 수석부장판사)는 이군의 양어머니인 A씨가 자신의 목소리가 그대로 영화에 나와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제작사를 상대로 낸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A씨의 음성을 삭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영화가 이미 종영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본 재판부는 DVD와 비디오테이프에 대해서 A씨의 음성을 삭제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제작사측은 범인 검거 등 공익적 목적으로 음성을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영화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상업영화"라며"이형호 사건을 영화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지 범인 검거를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신청인의 실제 음성이 사용됨으로써 신청인의 인격권이 침해당하고 있는 이상 신청인의 실제 음성 부분만을 삭제함으로써 신청인의 인격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