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은 해외펀드 가입 때도 '뒷북투자'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국가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리기 시작한 때는 이미 수익률이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도 단기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중국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 최근 인기를 모았던 해외펀드는 수익률이 꼭지에 달했을 때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 설정된 중국펀드의 경우 설정액 월간 증가분은 지난 1월이 8695억원으로 작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펀드의 열기가 올해 1월 최고조에 달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국펀드 수익률과 직결되는 홍콩H지수의 월평균은 1월 9996포인트에서 2월에는 9787포인트로 떨어졌고 3월 들어서는 19일까지 평균 9044포인트까지 하락했다. H지수가 단기 고점을 지나가던 시기에야 대규모 자금이 밀려든 셈이다. 이 때문에 2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 중 H지수는 9.5% 떨어져 비록 단기수익률이긴 하지만 연초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보고 말았다.

올 들어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해외리츠펀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주목 받으면서 해외리츠펀드 설정액은 2월부터 이달 19일까지 2조4903억원이나 증가했다. 한 달 반 동안 증가분이 지난 한 해 동안 증가분(약 1조3000억원)의 두 배 가까이 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리츠 수익률은 지난 2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리츠지수는 2월 평균 2244포인트에서 3월에는 2122포인트로 5%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리츠지수는 지난해 6월 1683포인트부터 꾸준히 올랐지만 지수가 꼭짓점에 이르러서야 자금이 집중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특정 해외펀드가 입소문을 탔을 때는 이미 수익률이 단기간 고점에 올라간 경우가 많다"며 "신흥시장 펀드의 경우 단기간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