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동산에 '한국 뭉칫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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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외국인을 전문으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고이즈미코퍼레이션.이 회사의 고이즈미 나오토 사장은 요즘 한국인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올 들어서만 한국으로부터 도쿄에 아파트를 사달라는 매수의뢰가 10건 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두세 달에 한두 건 있을까 말까 했던 한국인들의 매수의뢰가 올 들어 늘어나고 있는 것.고이즈미 사장은 "최근 외국인 손님 중 90%가 한국인"이라며 "매수세가 몰리자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집주인들은 집값을 올려받기 위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등에 집중됐던 해외 부동산 투자 열기가 16년 만에 부동산 값이 오른 일본에서도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계 시중은행의 도쿄지점장은 "지난달 서울의 중소기업 사장 두 명으로부터 각각 30억엔(약 240억원)대와 10억엔(약 80억원)대의 상가건물 매물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도쿄에 부임한 지 2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지점장은 "올 들어 도쿄의 상가·빌딩을 인수한 한국기업 10여곳에 담보대출을 해줬다"며 "이로 인해 금년 1~2월 중 대출액이 작년 한 해 실적을 넘었다"고 귀띔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일본 내 부동산 매입으로 연결되는 부동산과 서비스업에 대한 직접투자액은 작년 4분기(10~12월) 1억3189만1000달러에 달했다.
직전 분기의 1855만2000달러에 비해 7배 이상 폭증했다.
이 추세는 금년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건 투자여건 자체가 좋기 때문이다.
일본 부동산 값은 지난해 많이 올랐다고 해도 한국이나 미국 등에 비하면 저평가돼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도쿄 주택지와 상업지의 공시지가는 작년 한 해 동안 각각 8.0%와 14.0% 올랐다.
그러나 1991년 거품 붕괴 이후 계속 내리기만 했기 때문에 도쿄의 중심지 주택지 값은 이제야 1984년 수준,상업지는 1980년 가격으로 회복된 정도다.
예컨대 현재 서울 강남의 30평대 아파트 값이 평균 10억원 선인 반면 비슷한 평형의 도쿄 중심부 아파트는 5000만엔(약 4억원) 선이다.
이 아파트를 사서 임대를 주면 매달 25만~30만엔(약 200만~240만원)의 월세가 나온다.
연 5~7%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셈이다.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인 것도 호재다.
앞으로 엔화 값이 오르면 한국 돈으로 따진 일본의 부동산 가치도 상승해 부수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게다가 일본 은행들은 감정가액의 70%까지 담보 대출도 해준다.
금리는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연 3% 안팎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투자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도쿄 신주쿠에서 20년 넘게 유통업을 해온 김근희 한국광장 사장은 "한국인들이 주로 거래하는 한국 상가 밀집지역에선 1년 전 20억엔 하던 건물이 40억엔으로 2배나 뛰었다"며 "주변 지역에 비해 짧은 기간에 너무 올랐다"고 말했다.
한국계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일본의 부동산 보유세율은 1.7%,양도소득세율은 보유 기간에 따라 10~39%로 한국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투자에 앞서 세금 부담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올 들어서만 한국으로부터 도쿄에 아파트를 사달라는 매수의뢰가 10건 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두세 달에 한두 건 있을까 말까 했던 한국인들의 매수의뢰가 올 들어 늘어나고 있는 것.고이즈미 사장은 "최근 외국인 손님 중 90%가 한국인"이라며 "매수세가 몰리자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집주인들은 집값을 올려받기 위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등에 집중됐던 해외 부동산 투자 열기가 16년 만에 부동산 값이 오른 일본에서도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계 시중은행의 도쿄지점장은 "지난달 서울의 중소기업 사장 두 명으로부터 각각 30억엔(약 240억원)대와 10억엔(약 80억원)대의 상가건물 매물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도쿄에 부임한 지 2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지점장은 "올 들어 도쿄의 상가·빌딩을 인수한 한국기업 10여곳에 담보대출을 해줬다"며 "이로 인해 금년 1~2월 중 대출액이 작년 한 해 실적을 넘었다"고 귀띔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일본 내 부동산 매입으로 연결되는 부동산과 서비스업에 대한 직접투자액은 작년 4분기(10~12월) 1억3189만1000달러에 달했다.
직전 분기의 1855만2000달러에 비해 7배 이상 폭증했다.
이 추세는 금년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건 투자여건 자체가 좋기 때문이다.
일본 부동산 값은 지난해 많이 올랐다고 해도 한국이나 미국 등에 비하면 저평가돼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도쿄 주택지와 상업지의 공시지가는 작년 한 해 동안 각각 8.0%와 14.0% 올랐다.
그러나 1991년 거품 붕괴 이후 계속 내리기만 했기 때문에 도쿄의 중심지 주택지 값은 이제야 1984년 수준,상업지는 1980년 가격으로 회복된 정도다.
예컨대 현재 서울 강남의 30평대 아파트 값이 평균 10억원 선인 반면 비슷한 평형의 도쿄 중심부 아파트는 5000만엔(약 4억원) 선이다.
이 아파트를 사서 임대를 주면 매달 25만~30만엔(약 200만~240만원)의 월세가 나온다.
연 5~7%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셈이다.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인 것도 호재다.
앞으로 엔화 값이 오르면 한국 돈으로 따진 일본의 부동산 가치도 상승해 부수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게다가 일본 은행들은 감정가액의 70%까지 담보 대출도 해준다.
금리는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연 3% 안팎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투자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도쿄 신주쿠에서 20년 넘게 유통업을 해온 김근희 한국광장 사장은 "한국인들이 주로 거래하는 한국 상가 밀집지역에선 1년 전 20억엔 하던 건물이 40억엔으로 2배나 뛰었다"며 "주변 지역에 비해 짧은 기간에 너무 올랐다"고 말했다.
한국계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일본의 부동산 보유세율은 1.7%,양도소득세율은 보유 기간에 따라 10~39%로 한국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투자에 앞서 세금 부담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