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의 시작은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 유치를 위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의 권오남 대표(62)는 25일 "외국인 관광객 수를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려면 관광과 산업의 연계 등 발상의 전환을 통한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 유치가 목표인 서울시 관광산업육성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초 '서울관광마케팅본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진흥원은 지난달 국내 처음으로 서울대학병원 강남센터(원장 오병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건강검진과 시내관광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이어 이번달엔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원장 김성수)과 연간 1500명 의료관광객 유치,매년 100% 성장 등을 목표로 해외 환자 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시아권을 넘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부유층들도 타깃 고객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권 대표는 설명했다.

권 대표는 "자연환경,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산업·과학기술,서비스 등 한국에만 있는 모든 것이 관광자원"이라며 "의료서비스 역시 이런 맥락에서 훌륭한 테마관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 병원 3~4곳과 추가 업무협약을 진행 중인 그는 이 같은 방식의 산업연계 테마 관광 상품을 개발,'4년 내 1200만 관광객 유치' 목표를 조금씩 앞당겨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특히 무역과 도시관광을 한 데 묶는 이른바 'TTC(Travel & Trade City)' 프로젝트도 핵심전략으로 활용키로 했다.

"국제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연간 200만명의 바이어가 방문하는 홍콩처럼 해외 바이어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경우 관광,수출,마케팅 비용절감이라는 '일석삼조' 효과를 안방에서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을 찾는 해외 바이어는 현재 연간 10만여명에 머물고 있다.

권 대표는 또 최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서울' 브랜드도 관광객 유치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하이서울은 2004년부터 MP3,컴퓨터,의류,화장품 등 다양한 중기제품에 공동 브랜드로 찍혀 수출되기 시작한 뒤 170만달러(2004년)에 불과했던 첫해 매출 규모가 현재 3230만달러(2006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인지도가 급상승 중이다.

진흥원은 지난해 CNN방송에 연간 120회 광고를 내보내고 계약사후관리,클레임처리 등을 도맡아 해결하는 등 하이서울 브랜드를 활용한 중소기업 수출업무를 적극 지원해 왔다.

권 대표는 "높아진 하이서울 브랜드 이미지와 TTC프로젝트 등을 융합시킬 경우 연간 120만명의 바이어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80%가 서울은 꼭 다녀가는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집중적인 투자와 아이디어가 집약된다면 한 해 외국인 관광객 2400만명도 꿈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