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낮 12시30분 홍콩 첵랍콕 공항. 바깥 활주로를 지켜보던 수백여명이 일순간에 환호성을 내지른다.

카메라 플래시가 사방에서 터지자,걸음을 재촉하던 여행객들도 구경꾼 대열에 가세한다.

이날 한국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언론매체들이 기다린 '스타'는 항공기,그 자체였다.

주인공은 '하늘의 5성 호텔'로 불리는 세계 최대 항공기인 에어버스 A380.오는 10월 상용화를 앞두고,그 뛰어난 성능을 아시아 언론에 자랑하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밤새 날아왔다.

A380을 접한 첫 느낌은 '압도적으로 크다'는 것이었다.

실제 A380은 길이 72.7m,너비(날개 폭) 79.8m,높이 24.1m로,'세계 최대 타이틀' 보유자인 보잉 747-400(길이 70.6m,날개 폭 64.4m,높이 19.4m)보다 크다.

항공기 전체를 2층 구조로 설계한 것도 A380만의 특징이다.

이날 탑승한 항공기는 내부 디자인을 에어버스가 자체 제작한 것으로,모두 519석이 마련됐다.

좌석으로만 채울 경우 최대 840석까지 가능하지만,대부분 항공사들은 헬스클럽 쇼핑센터 샤워실 등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편의시설을 준비 중이다.

'하늘의 5성 호텔'이란 별명은 이래서 나왔다.

장 프랑수아 라발 에어버스 북아시아 지역 수석부사장은 "A380은 일등석(사진)과 비즈니스석을 180도 눕혀지는 침대좌석으로 하고 일반석을 보잉 747-400보다 1인치(2.54cm) 넓혀도 100명 이상 더 태울 수 있다"며 "연료효율도 17% 높기 때문에 승객 1인당 원가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A380의 실제 비행성능을 느껴볼 차례.A380은 이날 아시아 지역 언론을 위해 2시간가량 홍콩 상공을 비행했다.

이륙과 착륙은 덩치에 걸맞지 않게 날렵하고 부드러웠다.

747-400에 비해 이륙 및 착륙하는 데 필요한 활주로 거리를 각각 10%와 5%가량 줄였다는 게 에어버스의 설명이다.

A380은 오는 10월 싱가포르항공에 처음으로 인도돼 상용 노선에 투입된다.

대한항공은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5대를 넘겨받아 인천~LA 등 주요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A380의 가격은 2500억~3000억원에 달한다.

홍콩=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