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이제 마지막 고비에 이르렀다.

양국은 오늘부터 서울에서 통상장관급 회담을 열어 각종 쟁점들에 대한 '빅딜'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미 양측은 최종 시한인 30일까지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지금까지의 진척도로 봤을 때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권오규 부총리가 "이익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FTA를 체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듯,우리 측이 거듭 배수진(背水陣)을 치고 있음에도 미국 측이 막판에 쌀시장 개방을 들고 나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탓이다.

쌀은 이미 2004년 미국도 참여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국가별 수입물량 할당제가 운용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도 미국이 FTA협상에 쌀을 포함시켜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것은 WTO 협정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물론 미국 측의 협상 카드일 수는 있지만,이런 요구가 전체 협상기조를 흔들고 한·미 FTA에 대한 국내 분위기마저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아직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자동차,섬유,무역구제,개성공단,쇠고기 등 다른 농산물,투자자·국가간 소송제(ISD) 등 핵심 쟁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워낙 민감한 사안들이라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괄타결이 여의치 않을 경우,타협이 이뤄지지 못한 사안에 대해 양측이 나중에 다시 협의할 길을 열어 놓는 이른바 '빌트인(Built-in)'방식의 해법도 유용한 방안임에 틀림없다.

한·미 FTA 협상 타결(妥結)을 위해 이제 남은 것은 양국이 물러설 수 없는 요구사항을 하나씩 짝지어서 마지막으로 '주고 받는' 수순이다.

'끝장 협상'이 불가피하고,우리 협상단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있는 국가간 협상인 만큼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만을 바랄 수 없다는 점이다.

내줄 것은 내주고 얻을 것은 얻는 타협점을 찾아내는 게 윈윈(win-win)의 지름길이다. 이제 양국 모두에 결단의 시점이 다가온 만큼, 이번 마지막 협상에서 모든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의지와 각오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