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전 세계 게임 기업의 한국 진출은 단순한 지사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릅니다.

한국 지사를 독립된 게임개발 스튜디오이자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만들겠습니다."

엄용준 유아이 퍼시픽 게임즈(UIPG) 대표는 한·중·미 3개국 게임시장을 하나로 잇기 위한 거점이 한국 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한·미 양국의 게임개발 인력들이 수시로 오가며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고.UIPG는 지난 20일 한국 지사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UIPG는 전 세계 인기 게임인 '디아블로' 시리즈를 개발한 전(前) '블리자드 노스' 출신 개발자 10명이 주축이 돼 지난해 3월 설립한 회사다.

창업자는 엄용준,이장욱,미치오 오카무라,에릭 섹스턴 4명이며 엄용준 지사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블리자드 노스 출신이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이며 CCP(China Cyber Port)와 CCPA(China Cyber Port America)라는 두 회사가 투자사다.

엄 대표는 "CCP는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 등 100여개 PC 패키지 게임을 중국에서 독점 유통하며 M&A와 게임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CCP는 지난해 2억달러 규모의 게임 펀드를 조성하고 이 중 상당액을 UIPG에 투자하기도 했다.

CCPA는 CCP의 북미 지사다.

"미국 본사의 한 임원이 우리나라 국기의 태극 마크 중 빨간색은 미국,파란색은 한국이라는 재미있는 비유를 했습니다.

두 회사가 형제 개념이라는 뜻이지요." 엄 대표는 UIPG 본사와 이번에 설립된 한국 지사와의 끈끈한 관계를 계속 강조했다.

게임 개발 역시 양국에서 동시에 하게 된다.

그는 UIPG의 경쟁력이 '맨 파워'에 있다고 밝혔다.

사실 핵심 인력이 '디아블로' 제작에 참여했던 손꼽히는 개발자들이다.

그래서 현재 UIPG가 준비하는 게임이 디아블로와 같은 MORPG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말씀 드릴 단계가 아닙니다.

그러나 디아블로보다 더 뛰어나고 차별화된 게임이 될 것입니다.

2008년쯤 공개될 예정입니다."

최근 외국 자본의 국내 진출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엄 대표는 외국 거대 자본이 투입되면서 한국 시장 자체가 커져 게임 산업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