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기능 1시간 비디오로 찍는 MEG 등장

뇌기능 영상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기존 CT(컴퓨터 단층촬영장치),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 수준에서 벗어나 뇌기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움직임까지 찍어내는 영상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 촬영장치(f-MRI), 뇌자기 영상장치(MEG·사진)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이 장치를 활용한 뇌 신경계 질환자들의 수술도 크게 늘고 있다.

수술 후 뒤따르는 후유증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뇌 기능의 움직임까지 보면서 수술한다

첨단기기를 대표하는 f-MRI의 경우 신체내 동작을 관장하는 뇌 부위를 바로 알아낼 수 있다.

예컨대 오른쪽 손을 움직이면 좌뇌의 두쪽 전대엽 부위가 움직이므로 이 부위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수술할 수 있다.

f-MRI 검사는 1mm 정도의 매우 작은 부위도 영상화할 수 있을 정도로 해상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뇌신경 세포의 활동시간은 1000분의 1초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데 반해 뇌전기적 활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없고 수초∼수분 동안 발생하는 뇌활동을 정지된 한 장의 사진으로밖에 얻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검사 시간이 30분 정도로 길어 피검자가 장시간 자기장에 노출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PET와 f-MRI의 단점을 보완해 등장한게 뇌 자기 영상장치이다.

MEG는 뇌가 활동시 일어나는 전류가 형성하는 자기장을 해독해낸다.

시각 청각 언어 기억 운동기능에 관여한 뇌 부위가 어느 곳인지 영상으로 찍어둘 수 있다.

방사선이 아닌 자기장을 사용하므로 30~60분 이상을 찍어도 인체에 무해하다.

f-MRI가 스틸사진이라면 MEG는 비디오 영상에 비유할 수 있다.

정천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 수술의 관건은 병이 생긴 뇌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라며 "최근 부분마취 기술과 첨단 뇌기능 영상촬영장치가 발전되면서 수술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치의 등장에 따라 마취 기술도 크게 변하고 있다.

손발의 움직임, 언어·인지능력, 감각기능 등을 육안과 CT, PET, MRI, MEG로 실시간 체크해가며 살릴 기능을 최대한 남기며 부분마취로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정 교수는 "예컨대 뇌종양을 제거하다가 운동중추를 담당하는 뇌내 신경을 건드릴 우려가 있으면 즉시 뇌기능 영상을 찍어 신경을 보호하는 범위 안에서만 종양을 정밀 절제한다"며 "이렇게 하면 환자의 70%는 수술 후에도 상당한 운동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도 전기자극으로 수술 부작용 최소화

팔다리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고 뻣뻣해지며 동작이 느려지는 파킨슨병에는 심부 자극술이 시행되고 있다.

이상운동을 일으키는 뇌조직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줘서 비정상적인 뇌신호를 차단하는 치료다.

뇌의 이상 부위에 4~5개의 미세전극을 꼽은 다음 전선으로 연결해 어깨뼈 밑에 묻어놓은 배터리로 전류를 공급하게 된다.

과거처럼 비정상조직을 모두 절제해 관련된 감각과 기능이 마비되는 단점이 현저하게 개선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