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인형에 옷·음식 선물…채팅·게임도

웹킨즈·클럽펭귄 등 방문자 몰리며 인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인 리안나 크랜들양은 학교 수업 후 수영과 합창단 연습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꼭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 등을 이용해 가급적 숙제를 일찍 끝내고 집에 가서는 웹킨즈(Webkinz.com)란 사이트에 빠짐없이 접속해 한두 시간을 보낸다.

웹킨즈는 캐나다 인형회사인 간즈(Ganz)가 2년 전 인형을 사간 고객들에게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설했다.

그러나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8~12세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 게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이트로 확대 개편됐다.

웹킨즈 같은 어린이 대상 사이트가 닷컴 업체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영잡지 비즈니스 2.0에 따르면 미국에서 8~14세 어린이들은 29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들의 구매력은 무려 연 400억달러나 된다.

특히 미국 어린이들의 90%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 대상의 웹사이트는 상당한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주요 어린이 대상 사이트는 웹킨즈와 클럽 펭귄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대기업인 디즈니와 어린이 전문 방송인 니켈로데온(Nickelodeon)도 이 시장에 새로 진입해 업체들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은 한번 익숙해진 사이트를 더 자주 방문하기 때문에 업체들은 초기에 어린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웹킨즈는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를 인형으로 만들어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인형을 산 어린이에게 비밀 암호를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이 암호를 웹킨즈 사이트에서 입력하면 인형의 사이버 분신이 나타나게 된다.

어린이들은 이 사이버 인형에 이름을 지어주고 사이버 머니를 이용,음식이나 옷 가구 등을 사줄 수 있다.

사이버 인형을 가진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들과 게임을 함께 하거나 채팅을 할 수 있다.

또 어린이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직업을 갖고 사이버 머니를 벌어 더 많은 돈을 소비할 수도 있다.

웹킨즈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로 100만명의 어린이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성공적으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클럽 펭귄은 웹킨즈와 다소 다른 접근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어린이들에게 사이버 팽귄을 무료로 제공,아이들이 이름을 붙이고 옷을 사주고 밥을 먹이게 했다.

물론 어린이들은 사이트에서 다른 어린이들과 채팅이나 게임을 할 수 있으며 클럽 팽귄의 신문도 발행할 수 있다.

팽귄은 공짜로 제공하지만 이글루(얼음집)를 장식하려면 월 6달러나 연 58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클럽 팽귄은 지난 1월 290만명이 방문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런 사이트들이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경제 활동이나 사회 활동을 사이버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게임에서 승리해 사이버 머니를 얻은 후 이를 활용해 인형 등을 꾸미는 과정에서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디즈니는 유명한 영화 캐릭터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디즈니 엑스트림 디지털(Disney Xtreme Digital)이란 사이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니켈로데온은 닉트로폴리스(Nicktropolis.com)를 통해 가상현실에서 어린이들이 상거래나 각종 스포츠 게임 등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