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미디어 그룹인 NBC와 뉴스코퍼레이션이 손을 잡고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NBC와 뉴스코퍼레이션은 최근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의 계열사가 만든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는 야후 MSN AOL 등의 포털 사이트와 뉴스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미국판 싸이월드인 '마이스페이스'에 공급된다.

두 회사가 새로 만들 합작사는 올 여름 자체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열 예정이다.

이 사이트가 만들어지면 네티즌들은 미국의 인기 TV 프로그램들을 방송 후에도 인터넷에서 언제든 볼 수 있다.

프로그램 보기는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낼 계획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이번 NBC와 뉴스코퍼레이션의 발표에 대해 미디어 업체들이 유튜브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반응이라고 표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컴스코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유튜브 방문자들이 본 동영상은 거의 10억개에 달한다.

반면 NBC 사이트 방문자들이 본 동영상은 4500만개뿐이다.

게다가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은 지난해 2005년보다 2배가량 늘어난 4억1000만달러로 급팽창했다.

회사 측은 사이트를 열기도 전에 벌써 GM 인텔과 식품회사 캐드버리 등 다수의 광고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포브스는 새로운 사이트는 유튜브와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튜브는 올리고 싶은 영상의 종류부터 모든 선택을 소비자에게 맡기고 있지만 새 사이트는 업체가 감독·관리하는 것이 많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시장 조사기관인 포레스터의 제임스 맥퀴베이 분석가는 "새 사이트가 재미있지 않거나 콘텐츠 검색이 쉽지 않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콘텐츠 확보에 있어서 아직 미숙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니버설뮤직과 베텔스만이 1999년 만들었던 겟뮤직닷컴은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흐지부지 사라져 버렸다.

NBC와 뉴스코퍼레이션은 그래서 미국 지상파 빅3(CBS,ABC,NBC)를 모두 끌어들이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CBS와는 참여 여부를 놓고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고 ABC는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협의를 해왔던 비아컴과 월트디즈니도 참여하지 않았다.

비아컴은 지난주 유튜브가 자신들의 저작권 보호 활동을 소홀히 했다며 10억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바 있다.

콘텐트 확보 외에 또 다른 관건은 이견 조율이다.

신용평가 회사인 S&P는 이번 사업의 제휴사들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이여서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