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창설 50주년] (2) 체코 · 폴란드등 유럽의 '디트로이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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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자동차 차체 생산업체인 성우하이텍은 체코 동부의 산업 도시 오스트라바에 있는 5만여평의 공장 부지를 단돈 1코루나(체코의 화폐 단위,약 44원)에 매입했다.
성우하이텍은 기아자동차가 체코 인근 국가인 슬로바키아의 질리나 지역에 공장을 세우자 이곳에 진출했다.
처음에는 다른 협력업체들처럼 기아차가 있는 슬로바키아 쪽에 공장 부지를 알아봤지만 체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성우하이텍의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체코 정부가 총 투자 금액의 50%를 넘지 않는 선에서 향후 10년 동안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직원들의 교육 훈련비도 30% 지원해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공장 부지 '1코루나 계약서'는 국민적 반감을 의식해 매각 절차를 밟았을 뿐 사실상 무상 제공인 셈이다.
최근엔 오스트라바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노소비체 타운에 현대자동차가 공장을 건설키로 확정했다.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에 이어 유럽 공략의 전진 기지로 체코를 선택한 것이다.
이규남 KOTRA 프라하 무역관장은 "체코나 슬로바키아는 유럽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자동차 업체가 들어서기엔 최고의 입지"라고 지적했다.
동유럽이 '유럽의 디트로이트'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뿐만 아니라 푸조시트로앵(PSA)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폭스바겐 피아트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속속 이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마련 중이다.
르네 사메크 체코 투자청 국장은 "체코에서만 올해 80만대의 자동차가 생산되며 2010년께면 그 규모가 11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랑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은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아우디) 체코(스코다) 등지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과거 중국 진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듯 사회주의 국가에서 영업을 하려면 사전에 현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관장은 "동구 국가들은 집권당의 성향에 따라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이 수시로 바뀔 수 있으므로 투자 계약 때 세부적인 사항까지 꼼꼼히 따져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