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이유있는 '제2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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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동에 사는 이모씨(61)는 얼마 전 낡은 브라운관 TV를 벽걸이형 LCD TV로 바꾸러 하이마트를 찾았다가 '50만원을 버는' 행운을 잡았다.
"집 가까이 있는 가전업체 대리점에 갔더니 각종 부가기능이 장치된 400만원대의 LCD TV를 권하더군요.
대형마트에 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격이나 비교해볼까 싶어 마지막으로 하이마트에 갔는데 거긴 달랐습니다."
그는 하이마트 직원으로부터 "선생님의 연령대에서는 자주 쓰지 않는 부가기능을 뺀 풀 HD급 모델로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라는 조언을 들었다.
결국 애초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던 제품보다 값은 50만원가량 저렴하면서 화질과 스피커 출력은 더 뛰어난 LG전자 47LB2D형을 구입했다.
전자전문점 하이마트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대형마트,제조사 전속점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지난해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달성한 것.
주변 상권 내 아파트의 평형별 평면도를 구비,실내 인테리어를 감안한 가전 제품을 권하는 등 전자전문점으로서의 강점을 살린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덕분이다.
하이마트가 유통업계 '공룡'인 대형마트와의 싸움에서도 뒤처지지 않게 된 데는 2005년에 도입한 '세일즈 마스터' 제도의 역할이 컸다.
세일즈 마스터는 노동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사내 자격증으로 상품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고객 응대시 친절도,설명 능력 등이 평가된다.
정병수 하이마트 상무는 "자격증에 따라 인센티브 및 인사고과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마트 직원들이 대부분 삼성,LG전자에서 파견한 용역 사원인 데 비해 하이마트는 절반가량이 정직원이고 나머지 용역 사원들도 하이마트의 자격증 제도를 똑같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고객 응대에서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실제 세일즈 마스터들은 주변 상권 내 아파트의 평면도 및 인테리어까지 파악해 놓고 소비자와 상담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평면도를 통해 에어컨 배관 길이를 미리 체크해 설치시 소비자가 값을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미연에 막는다든지,TV를 설치할 때 전기 선 정리를 하는 몰딩의 색깔을 집안 인테리어에 맞게 조언하는 식이다.
덕분에 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조1500억원,영업이익 11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11%의 성장을 달성했다.
하이마트가 서비스 차별화에 몰두하게 된 데엔 가전 유통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사실상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미리 가격 조사를 하고 와서 '가격 협상'을 하는 게 관행처럼 돼버려 주변 대형마트나 제조사 전속점과 판매 가격이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최저 가격으로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받아 판매하면 하이마트나 전속점도 동일한 조건에 해달라고 끊임없이 협상을 한다"며 "설혹 해당 물건에 대해 공급가격을 깎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가로 다른 제품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유통업체별 가격차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일본에서는 전문성으로 승부한 전자전문점이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결국 승리했다"며 "대형마트들이 상품 구색 차원에서 가전 제품 취급 규모를 늘려왔지만 이익률이 워낙 작아 더 확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집 가까이 있는 가전업체 대리점에 갔더니 각종 부가기능이 장치된 400만원대의 LCD TV를 권하더군요.
대형마트에 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격이나 비교해볼까 싶어 마지막으로 하이마트에 갔는데 거긴 달랐습니다."
그는 하이마트 직원으로부터 "선생님의 연령대에서는 자주 쓰지 않는 부가기능을 뺀 풀 HD급 모델로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라는 조언을 들었다.
결국 애초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던 제품보다 값은 50만원가량 저렴하면서 화질과 스피커 출력은 더 뛰어난 LG전자 47LB2D형을 구입했다.
전자전문점 하이마트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대형마트,제조사 전속점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지난해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달성한 것.
주변 상권 내 아파트의 평형별 평면도를 구비,실내 인테리어를 감안한 가전 제품을 권하는 등 전자전문점으로서의 강점을 살린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덕분이다.
하이마트가 유통업계 '공룡'인 대형마트와의 싸움에서도 뒤처지지 않게 된 데는 2005년에 도입한 '세일즈 마스터' 제도의 역할이 컸다.
세일즈 마스터는 노동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사내 자격증으로 상품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고객 응대시 친절도,설명 능력 등이 평가된다.
정병수 하이마트 상무는 "자격증에 따라 인센티브 및 인사고과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마트 직원들이 대부분 삼성,LG전자에서 파견한 용역 사원인 데 비해 하이마트는 절반가량이 정직원이고 나머지 용역 사원들도 하이마트의 자격증 제도를 똑같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고객 응대에서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실제 세일즈 마스터들은 주변 상권 내 아파트의 평면도 및 인테리어까지 파악해 놓고 소비자와 상담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평면도를 통해 에어컨 배관 길이를 미리 체크해 설치시 소비자가 값을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미연에 막는다든지,TV를 설치할 때 전기 선 정리를 하는 몰딩의 색깔을 집안 인테리어에 맞게 조언하는 식이다.
덕분에 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조1500억원,영업이익 11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11%의 성장을 달성했다.
하이마트가 서비스 차별화에 몰두하게 된 데엔 가전 유통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사실상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미리 가격 조사를 하고 와서 '가격 협상'을 하는 게 관행처럼 돼버려 주변 대형마트나 제조사 전속점과 판매 가격이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최저 가격으로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받아 판매하면 하이마트나 전속점도 동일한 조건에 해달라고 끊임없이 협상을 한다"며 "설혹 해당 물건에 대해 공급가격을 깎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가로 다른 제품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유통업체별 가격차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일본에서는 전문성으로 승부한 전자전문점이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결국 승리했다"며 "대형마트들이 상품 구색 차원에서 가전 제품 취급 규모를 늘려왔지만 이익률이 워낙 작아 더 확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