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업황 침체로 투자자들로부터 장기 소외를 받았던 제지 관련주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포장용지로 쓰이는 골판지 업체들의 주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등은 최근 5개월간 주가가 두 배 이상씩 뛰었다. 장기침체를 걷던 제지업황이 10년 만의 호황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큰 데다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원재료 가격 하락도 실적호전에 보탬이 되고 있다.

2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제지업종 대표주인 한솔제지는 지난 1월 말 저점 대비 2개월간 주가가 30%가량 올랐다. 실적 개선 기대로 기관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덕분이다.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동일제지 등 골판지 업체들도 지난해 11월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제지업종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아세아제지는 작년 11월 주당 8000원에서 현재 1만6000원대로 두 배 올랐으며 신대양제지도 6000원대에서 1만5000원대로 치솟았다.

제지주 강세는 업황 호전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때문이다. 한솔제지의 경우 올 들어 원재료인 펄프 가격 하락 반전으로 비용 절감이 예상되는 데다 한솔홈데코 등 자회사 부실을 지난해 모두 털어내면서 실적이 급격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한솔제지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목표가를 1만7500원으로 제시했다.

골판지 업체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은 더욱 크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골판지 업계는 1990년대 이후 과잉 투자 영향으로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는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 등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공급 과잉이 해소되고 있다"며 "재고량 감소 속도와 가격 인상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올해는 10년 만의 최대 호황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무 배추 등 농산물의 포장유통이 의무화되면서 골판지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김미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세아제지에 대해 "골판지 1위 업체로 업황 호조에 따른 가장 큰 수혜주"라며 목표가를 1만9100원으로 올렸다.

그는 아세아제지의 올해 영업이익이 234억원으로 작년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흥익 연구원은 "골판지 호황세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단기적인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