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소리소문없이 오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63달러 오른 62.91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최고 수준이다.

곡물과 귀금속, 산업재 등 다른 상품가격도 지난해 연말 이후 다시 반등하고 있다.

상품가격의 상승은 글로벌 경기가 양호함을 의미하거나, 인플레 압력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둔화와 기업이익 악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27일 "현 상황에서는 두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면서 "유가의 경우 투기적 요인에 인한 상승 가능성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견조한 원유 수요가 지속되는 등 최근 상품가격의 강세는 양호한 글로벌 경기 동향을 반영한 움직임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다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국 경기를 유지시켜주고 있는 소비 부문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기가 완만하게 후퇴하고 있어 과거와 같이 상품가격 강세를 버텨낼만한 경제 환경은 아니라는 점에서 상품 가격 상승이 국내 증시의 최대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단기적인 분기점은 65달러로 추정된다"면서 "유가가 65달러선을 넘을 경우 70달러까지도 멀지 않아 보이며 이 경우 국제 금융 시장은 인플레 리스크 속에서 또한번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국제 유가 상승을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보기 어렵고 가격 상승의 배경도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지속적으로 주시해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