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11일 새벽에 영국 런던 북서쪽 40㎞ 지점에 있는 번스필드 연료저장 기지에서 화재로 인한 강력한 폭발사고가 났다.

이날 사고 목격자들은 수십 km 떨어진 곳에서도 진동을 느낄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고 전했다.

연료저장 기지 주변의 빌딩에서 야간 근무를 했던 한 목격자는방송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눈부신 백색 섬광이 번쩍한 뒤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고 순간 앉아 있던 의자가 쓰러져 땅바닥으로 몸이 나뒹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거대한 화염이 60m 이상 하늘로 치솟은 이날 사고는 연료저장소에서 약 3km 떨어져 있는 라마다호텔의 유리창이 깨지고 이로 인해 부상자가 나왔을 정도록 엄청난 사고였다.

이날 사고로 대형 유류저장탱크 20기 등 유류시설 대부분이 파괴됐고 16만t의 유류가 전소됐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를 폐쇄했고 엄청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을 유발시켰다.

특히 화재를 끄기 위해 사용한 20만ℓ의 폼(Foam)과 250만ℓ의 소화수도 대기 및 수질오염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사망자만 43명이 발생했고 2000여명이 대피하는 등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게다가 이 사고는 유류가격 상승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산업재해는 수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다.

뿐만 아니다.

산업피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산업재해로 인한 연간 손실액이 무려 15조원(2005년)에 이를 정도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최악의 경우 기업을 문닫게 하는 회복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1963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제정돼 이 법이 적용되기 시작한 이듬해부터 1997년까지 34년간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무려 4만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장애자는 50만명에 이른다.

산업재해는 관리자나 근로자가 스스로 작업현장에서 조금만 신경쓰면 예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산업재해의 유형이 끼임 추락 충돌 낙하 등 단순(재래형) 재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도 단순 산업재해 예방 차원에서 2001년 10월부터 50인 미만 중소 사업장을 대상으로 '클린(Clean)사업장' 조성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클린사업장에는 안전보건시설투자 자금을 지원하는 등 부양책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노사협력적인 산업재해예방활동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는 정책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정책이나 제도 개선시 노사단체와 NGO의 참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또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는 사업장 범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산업재해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보건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일례로 비정규직 외국인 고령자 등에 따른 특성별 안전교육과 건강관리기법을 지도하고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재정적 기술적 지원과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대기업의 지원도 필요하다.

셋째,대형 사고 발생 우려가 높은 조선 화학 건설 등의 업종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이나 사망재해 발생 사업장 공표 등을 통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또 안전인증제도(KOSHA-18001)를 확대해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2007 산업안전경영대상'에 선정된 기업들은 그동안 사업장에서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노력해오고 있는 모범적인 곳들이다.

제조부문에서는 두산중공업을 비롯 성진지오텍 한국화장품 등 3개 기업이, 건설부문에서는 은탑산업개발과 남광토건 등 2개 기업이 각각 우수기업으로 상을 받았다.

또 서비스부문에서는 한국남부발전 하동화력본부와 한국중부발전 서울화력발전소, 대한통운,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운영본부 등 4개 기업이 선정됐다.

특히 한국중부발전 서울화력발전소는 지속적인 산업재해 예방활동으로 모범을 보여 3년 연속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와 함께 부산광역시 시설관리공단과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경기지방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4개 기업은 공기업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