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文行 수원대 교수 < moonhlee@suwon.ac.kr >

한국에 사는 외국 여성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프로그램이 최근 인기다.

일요일 늦은 오전 시간대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20대 젊은층으로부터 중ㆍ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청자도 확보하고 있다.

그들이 한국에 머무르는 이유는 대개 유학 또는 취업의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대학 문화는 물론이고 기업문화,생활 및 사회 전반에 대해 외국인들의 시각을 들어 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한국말을 너무(?) 잘하는 몇몇 출연자들은 우리들의 모습이 그들의 문화와 어떻게 다르며,어떤 것은 좋고,나쁜 점은 또 무엇인지 고스란히 쏟아 놓는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음식 문화 중 외국인들로부터 야만인 취급을 받는 개고기 섭취에 대해서도 그들은 일방적인 거부 반응만을 늘어놓지는 않는다.

심지어 기호(嗜好)식품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파란 눈의 외국인에게서 우리는 실소(失笑)를 금치 못한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 방송에서는 한국의 교육 현실과 함께 기러기아빠 문제 등에 대해서 진지한 의견을 털어놓기도 했다.

다소 가슴이 뜨끔해지는 경우도 있다.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늘어나면서,한 베트남 여학생은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100% 환불됩니다'라는 현수막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를 지닌 한 중국 여학생은 시장에서 "중국산 아니에요"라는 표현을 자주 듣는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재미를 위주로 하는 오락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그들의 거침없는 수다에서 우리는 때로 자랑스럽기도 하고 또한 부끄럽기도 한 우리들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가깝게는 아시아에서부터 멀리 미주(美洲) 지역과 유럽,남미와 중동지역에 이르기까지 인적 교류가 활발하다.

한류(韓流)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집안에서도 가족만 있을 때와 달리 손님이 오시면 더욱 예의를 지켜야 하듯이 외국인들과 더불어 살게 된 한국 사회도 이제는 좀 더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그래야 우리도 외국에 나가서 그만한 대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