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지 노사가 5년 연속 무교섭 임단협 타결의 전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5~6월 임단협을 앞두고 있는 한국제지 김외수 노조위원장은 27일 "올해도 임단협을 회사측에 백지 위임,무교섭 타결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초 개최된 정기 대의원 대회를 통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가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교섭 타결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제지 노사는 올해도 '무교섭' 전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제지 노사의 무교섭 타결 전통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노사 신뢰가 바탕이 됐다.

한국제지는 2000년 전원중 사장이 취임하면서 2~3년간 임금 협상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었다.

이렇게 되자 전 사장은 2003년 새 노조 집행부에 상생 협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투명 경영을 위해 매월 경영 실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으며 전 사장은 수시로 울산 공장을 찾아 직원과의 대화를 통한 현장 밀착 경영을 펼쳤다.

또 경영 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제시하고 품질 관리 등은 노조에 일임했다.

노조 측은 회사의 제안에 공감하고 품질협의회 개최,무재해 달성 등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노사는 제지업계 최초로 2003년부터 4년 연속 무교섭 임단협 타결의 성과를 거뒀다.

김 위원장은 "대립과 갈등을 떠나 노사 모두 '윈윈'하는 상생 협력을 강조했고 이에 노조원들이 공감해 줬기 때문에 무교섭 타결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국제지의 노사 화합은 환율과 원자재값 상승,신규 설비 증설에 따른 어려움 등 대내외적인 악재를 극복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초지 4호기의 품질 문제 등을 모두 해결했다"며 "시장에 시판한 고급 복사지 '하이퍼CC' 제품을 통해 외국 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복사지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자존심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