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이나 문갑,병풍은 물론이요 혼례용 의복인 원삼이나 어린이 모자 굴레에도 수(壽)와 복(福)을 새기고 수놓았다.

무심코 지나쳤던 다듬잇돌 옆면에도,밥그릇과 숟가락에도,무쇠솥에도 장수를 염원하는 글자는 빠지지 않았다.

28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막되는 '수복(壽福),장수를 바라는 마음' 특별전은 수복에 대한 옛사람들의 소망을 볼 수 있는 자리다.

모란꽃으로 수(壽)자를 표현한 침장(寢帳)과 각기 다른 형태의 수많은 수(壽)자와 복(福)자를 화폭에 가득 메운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장수를 관장하는 수노인(壽老人)을 그린 수성노인도 등 120여점의 관련 유물과 20여점의 사진자료들은 옛사람들의 생활 전체가 수복에 대한 기원이었음을 보여준다.

돌,회갑,회혼(回婚),과거급제 60주년인 회방(回榜) 등 장수를 기원하고 축하하는 잔치의 모습도 소개된다.

"만수산(萬壽山) 만수동(萬壽洞)에 만수천(萬水泉)이 있습니다.

이 물로 술을 빚어 만수주(萬壽酒)라 하더이다.

이 잔을 잡으시면 만수무강(萬壽無疆)하시리다."

조선시대 판서 노진(1518~1578년)이 회갑을 맞은 어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며 바친 연작 시조의 일부다.

짧은 시조 한 수에 '만수'라는 말을 5차례나 썼으니 어머니가 감동했을만도 하다.

순조 때의 정원용(1783~1873년)은 91세 천수를 누렸는 데 회갑연은 물론 75세 땐 회혼례,80세에는 회방(回榜) 잔치까지 열어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5월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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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