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횡성군 일대의 토지 거래가 끊기면서 호가만 뛰고 있는 것에는 기획부동산의 영향도 크다. 야산 같은 저가의 쓸모 없는 땅까지 마구잡이 식으로 매집,높은 가격에 되팔며 시장을 크게 흔든 탓이다. 이 때문에 기획부동산이 휩쓸고 지나간 곳마다 땅이 잘개 쪼개져 개발이 어려운 땅으로 변해 버렸다.

평창군 도암면 뉴용평부동산 조을수 사장은 "평창에서도 봉평·진부·횡계 등 고속도로 나들목 인근의 땅이 기획부동산의 집중적인 타깃이 돼 왔다"면서 "기획부동산이 워낙 작업을 많이 한 탓에 지금은 기획부동산이 좋아할 만한 매물조차 별로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기획부동산이 주로 찾는 땅은 △관리지역 임야 △개발호재 주변의 저렴한 땅 △필지 분할(땅 쪼개기)이 돼 있는 땅 등이다.

작년부터 분양 목적의 필지 분할이 제한됐기 때문에 요즘엔 땅 주인이 이미 쪼개놓은 덩어리 땅을 많이 찾는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기획부동산의 땅은 길이 없는 맹지이거나 개발 호재가 있어도 실제로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땅이 대부분이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더라도 길이 없어 관광객이 유입될 요인이 전혀 없는 곳이란 얘기다.

평창·횡성 지역의 경우 평당 2만~3만원대에 매입해 20만~30만원에 파는 게 일반적이다.

횡성군 S공인 관계자는 "기획부동산을 통해 횡성지역 땅을 20여만원에 매입한 뒤 이를 더 높은 가격에 처분해 줄 수 있느냐는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면서 "하지만 알아보면 전혀 쓸모 없는 땅이어서 가격이 높아야 평당 수만원짜리인 데다 개별 등기도 안 돼 있어 처분하기 곤란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