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PDA기반 멀티미디어폰도 대세

대세는 뮤직폰이었다.

지난 21일 독일 하노버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 2007(CeBIT 2007)' 통신관인 26홀에는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듣는 관람객들로 넘쳐났다.

195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53회째를 맞이한 이번 세빗에는 소니에릭슨과 삼성전자를 비롯해 파나소닉, IBM 등 전세계 60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특히 전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와 2위 모토로라를 비롯해 국내 LG전자 등 대부분의 휴대폰 업체들이 불참한 덕분에 삼성전자와 소니에릭슨이 더욱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하노버 국제공항과 세빗 전시장 등을 휴대폰 옥외광고판으로 치장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406평 규모의 통신 전시관을 마련해 뮤직폰과 울트라에디션, HSDPA폰 등 올해 글로벌 전략 휴대폰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바로 옆에 돔 형태의 부스를 선보인 소니에릭슨도 음질이 뛰어난 워크맨폰을 비롯해 사이버샷폰 등 다양한 휴대폰을 전시했다.

두 회사는 나란히 뮤직폰을 들고나와 눈길을 끌었다. 소니에릭슨의 '워크맨폰(W880i)'은 소니 오디오의 음향을 능가할 만큼 '빵빵한' 사운드가 강점이다. 시끄러운 전시장에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서라운드가 강력하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헤드셋으로 워크맨폰의 샘플 음악을 듣던 한 관람객은 "역시 소니"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는 일명 비욘세폰이라 불리는 '울트라뮤직폰(F300)'을 선보였다. 계약금 480만달러를 들여 팝스타 비욘세를 울트라뮤직폰의 단독모델로 내세웠다.

해외에서 더 인지도가 높은 비욘세를 모델로 앞세워 전세계 뮤직폰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삼성전자는 소니에릭슨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우선 디자인으로 어필하겠다는 전략을 강하게 내비쳤다. 두께가 9.4mm로 워크맨폰보다 얇은편. 앞쪽은 터치 방식의 MP3P지만 뒤쪽은 키패드가 있는 휴대폰이다.

기발하고 특이한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200만 화소급 카메라와 블루투스 스테레오 뮤직 프로필 기능도 접목했다.

뮤직폰 이외에도 전세계 휴대폰 업체들의 트렌드는 대동소이했다. 3세대 통신인 HSDPA를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역시 화두다.

슬림은 이제 모든 휴대폰의 기본이 됐으며 카메라 메모리 용량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지면서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모바일TV는 시장 수요는 있지만 주파수 등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시장 팽창은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한 휴대폰 액세서리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세빗에서는 25번 홀에서 중소 휴대폰 주변기기 업체들이 다양한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UCC(사용자제작콘텐츠)는 업데이트 속도가 관건이 된다. 그밖에 인도, 브라질, 동남아 등의 신흥 저가폰시장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분간 뛰어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섣불리 진입하기에는 감수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여태까지 쌓아온 애니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노키아, 모토로라, LG전자, 벤큐지멘스 등 세계적인 통신 단말기 업체들이 줄줄이 불참했다. 통신관은 삼성전자와 소니에릭슨을 비롯해 보다폰, 티모바일, 02, 데비텔 등이 부스를 마련했다. IP 비디오폰 등 컨버전스와 멀티미디어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이번 세빗에 전시된 휴대폰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3GSM 때 나온 제품들과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