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9일 밤께 전화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 회담에서는 자동차 농산물 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핵심 사안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룰 전망이며,협상단은 이후 핵심 쟁점에 대한 '주고받기'를 통해 31일 새벽에야 최종 타결 선언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FTA 최종 협상 이틀째인 27일 자동차 농산물 등을 다룬 통상장관 회담과 농업·섬유·금융분야의 차관보급 회담을 각각 열었지만 서로 전략 노출을 꺼려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정상 간 전화회담이 관건

협상단 핵심 관계자는 "아직 사흘이나 남았기 때문에 양국이 양보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결국 협상은 시한에 닿아서야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속도를 내기 위해선 계기가 필요하며 그 계기는 정상 간 전화 회담이 될 것"이라며 "29일 오후께 정상들이 전화를 통해 협상 진전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노튼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양국이 계속해서 여러가지 레벨 수준의 논의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며 "가장 어려운 결정은 이번주 후반에야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국은 8번의 공식 협상과 지난 19~21일 수석대표 협상을 통해 핵심 쟁점에 대한 서로의 입장 파악을 끝낸 상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한·미 FTA 특위에 참석,"19개 협상분야 중 통관과 정부 조달 등 10개 분야에서 사실상 협상이 타결됐고 90%는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남은 10%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은 '줄다리기' 계속

통상장관들이 자동차 농산물 개방 등을 놓고 이틀째 협상을 벌였지만 진전은 없었다.

자동차 관련 협상 관계자는 "미국은 자동차를 단지 '기타(예외) 품목'으로 놔두진 않겠다는 원칙만을 밝힌 뒤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우리도 세제 개편안 등을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농업·금융·섬유분야의 고위급 회담도 제자리 걸음을 했다.

금융 고위급 협상의 한국 대표인 김성진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약간의 진전은 있었지만 금융분야 일시 세이프가드 문제 등 타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 고위급 협상에 임한 민동석 농림부 차관보는 협상 뒤 "현재까진 진전된 사항은 없다"며 "미국이 입장을 바꾸기 전에는 의견 접근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29일 오전까지 고위급 협상을 진행하고 남은 몇 가지 의제는 장관급으로 올려보낼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이틀간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