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차 아랍연맹(AL) 정상회의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됐다.

이번 회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해결 방안 및 레바논,이라크,수단,이란 핵 문제 등 지역 현안이 두루 다뤄져 중동 지역 평화 정착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아랍연맹 회원국 간 자유무역지대(FTZ) 창설 방안도 논의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평화 정착 진전 기대

첫 번째 의제는 단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정착 방안이다.

회원국들은 2002년 채택했으나 이스라엘이 거부한 '아랍평화안'을 다시 채택할 예정이다.

아랍평화안 제안국인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수정 요구를 일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

또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2주에 한 번씩 정례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화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지역에서 철수하면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인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레바논은 이번 회의에 2개의 대표단을 파견하며 분열상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어 당장 진전을 기대하긴 힘든 형편이다.

◆아랍 자유무역지대 창설 논의

아랍 자유무역지대 창설도 의제로 올라 있다.

쿠웨이트와 이집트가 제안했다.

이들은 각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역 전체로 확대함으로써 관세를 없애 사실상 한 경제권으로 묶자고 제안했다.

회의에서는 자유무역지대 창설 여부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만일 아랍 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질 경우 막강한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영향력이 클 전망이다.

특히 오일달러에 힘입어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사우디,쿠웨이트,오만,바레인,카타르,UAE)이 모두 아랍연맹에 속해 있어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회원국 간 경제 격차가 너무 커 쉽게 합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반기문 총장의 적극적 행보

이라크 이집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요르단을 거쳐 27일 오후 리야드에 도착한 반 총장은 곧바로 바샤드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등 중동 분쟁의 해결사로서 잰걸음을 놀렸다.

반 총장은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레바논의 무장단체인 헤지볼라와 시리아의 관계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4월 시리아를 방문키로 합의했다.

이어 28일 낮 12시30분에 열린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네 번째 개막 연설을 통해 "중동 지역 평화 정착을 위해선 아랍 국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후엔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과 만나 "다르푸르 지역에 유엔 평화유지군 2만명을 파견키로 한 유엔의 결의를 받아들이라"고 권고했다.

리야드=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