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미 달러화 가치를 현재보다 10~20%가량 떨어뜨리고(절하)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는 25~30% 정도 높여야(절상) 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했다.

그러나 한국 원화는 충분히 올랐기 때문에 추가 절상이 필요 없다고 밝혔다.

IMF는 27일 각국의 실물 경제학자들이 공동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심각한 경상 적자와 아시아 및 산유국들의 대규모 흑자로 야기된 글로벌 불균형 시정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시장에 의한 조정만 기대한다면 경기 침체와 함께 금리 및 자산 가치가 급변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으며 무역 분쟁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IMF는 이에 따라 적극적인 국제 공조를 통해 달러화 평가 절하와 주요 아시아 통화 가치의 대폭적인 상향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달러화는 10~20% 평가 절하가 바람직하며 중국 위안화의 경우 가치가 30% 뛰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엔화 역시 25~30% 평가 절상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유로화 가치는 현재의 유로당 1.33달러에서 유로당 1.45~1.50달러 선으로 절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IMF는 그러므로 "다음 달 열리는 선진 7개국(G7) 회동에서 국제 공조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 소재 국제경제연구소의 존 윌리엄슨은 "환율 조정을 위한 공식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글로벌 불균형 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프잘 알리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아시아 주요국들의 과다한 외환 보유로 통화량이 급증,부동산 주식 등 자산 거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그는 "각국이 보유 외환으로 주로 미 국채를 매입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투자를 다변화하고 부채 상환 등에 활용해야 글로벌 불균형이 시정되고 자산 버블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