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대각국사 의천(1055~1101년)은 고려대장경 편찬을 "과거 1000년의 지혜를 정리해 1000년의 미래로 전해주는 일"이라고 했다.

2011년은 흔히 '고려대장경'으로 알려진 재조(再雕)대장경을 만들기에 앞서 고려 현종 때 초조(初彫)대장경을 조성한 지 1000년이 되는 해다.

고려대장경연구소(이사장 종림 스님)는 이에 따라 2011년을 '고려대장경 천 년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다음 달 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천년의 지혜를 천년의 미래로'를 주제로 선언식을 갖고 기념사업 추진조직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루이스 랭카스터 버클리대 명예교수 등 100여명의 지식인들이 조직위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고려의 초조대장경은 송나라의 개보대장경(971~983년) 이후 세계 두번째로 조성된 대장경.고려인들은 초조대장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아시아 전역에 유통되던 불전의 주석서와 연구서들을 수집해 속장경으로 알려진 '교장(敎藏)'을 조성했다.

초조대장경과 교장은 양으로만 1만1000여권에 달하는 대규모 지식사업이었으나 몽골의 침략 때 완전히 파괴됐고,이 둘의 전통을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재조대장경을 만들었다.

초조대장경으로 간행한 불서들은 국내에 300여권,일본 교토의 남선사에 2000권가량,대마도에 600여권이 남아 있어 전체의 절반 정도가 확인된 상태.고려대장경연구소는 고려대장경 전산화를 완료한 데 이어 초조대장경 복원 및 디지털화 사업을 일본 하나조노대학 국제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