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景烈 <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krryoo@rist.re.kr >

오는 7월7일 'N7W 재단'은 새로이 선정된 '세계 7대 불가사의(不可思議)'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표한다고 한다.

후보지 중 평소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 '마추피추'다.

잃어버린 잉카문명의 흔적이 잘 간직돼 있다는 곳이다.

잉카제국은 장식용 금,은,동이 매우 풍부한 황금왕국이었다.

다만 생활도구로서의 소재(素材)는 석기였다.

잉카제국을 침략한 스페인은 철제(鐵製) 총과 칼로 무장돼 있었다.

인구 700만의 잉카제국이 스페인의 기마병사 186명에게 무너졌다.

소재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10년 전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던 프로젝트의 결과들을 현 시점에서 평가한 보고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면 인터넷과 휴대폰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한다.

대규모 투자와 공공이익 목적의 기술은 활성화가 더디고,개인 편의적이고 투자이익과 직결되는 기술은 발달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얘기다.

우리의 현실을 보자.1971년 이후 대일(對日) 무역적자 누적액이 25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자본재와 부품소재를 일본에 의존하는 산업구조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우리 또한 개인 편의적이고 투자이익에 민감한 기술을 우선시한 결과다.

얼마 전 포스코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마그네슘 판재 제조기술을 신(新)사업화하겠다는 것이다.

1인당 철강소비량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면서 우리나라에 철기시대를 주도했던 포스코가 이제는 신소재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함께 3년여의 각고 끝에 세계 최초로 마그네슘 판재 양산기술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무리 성공 신화만을 써 온 '포스코'라 할지라도 당장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 같지도 않은 생소한 분야에 투자를 결정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기에 포스코의 용기 있는 결정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소재에 강한 나라가 예전에는 영토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지금은 무역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한다.

기초소재 기업들이 여건을 만들고 주변의 관련 기업들이 가공기술을 개발하고 전 국민이 함께 성원을 보낼 때 신소재는 국가의 자산(資産)이 될 것이고 소재강국은 현실이 될 것이다.

오늘 난 '소재강국 대한민국'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