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힘쓰면서 카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29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은 지난 한 해 동안 자산을 46조원 늘릴 정도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며 "앞으로는 부실을 막기 위한 리스크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이를 위해 리스크관리본부를 신설하고 해외 사업도 수익성 위주로 선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박 행장은 LG카드 사장 출신답게 카드 부문에 대해서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카드 부문을 은행에 그대로 둔 채 은행 채널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카드 디자인을 개선해 우리카드를 우리나라 대표 카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개선약정(MOU)에 대해서는 "MOU가 현재 포괄적 관리가 아닌 개별적 관리 형태로 돼 있어 다른 은행과 경쟁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2분기에는 새로운 MOU를 맺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 결정 라인을 간소화하기 위해 수석부행장 자리도 없앴으며 민영화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우리금융지주에도 부회장을 두지 않기로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와 합의를 봤다"며 "앞으로 행장이 선두에 서서 3개월간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빨리 가다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행장은 특히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신한은행의 조직문화가 부럽다"며 "우리은행의 최대 강점인 맨파워에 신한은행 특유의 기업문화를 접목해 우리은행을 최강은행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행장은 자신을 '이헌재 사단'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나는 출신 학교도 이헌재 사단 인사들과 다르고 서울보증보험이나 LG카드 대표로 갈 사람이 없어 내가 갔을 뿐"이라며 "이제 나를 이헌재 사단에서 빼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