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가 대규모 외자 유치에 나섰다.

태원엔터테인먼트는 29일 ABN암로를 배정 대상으로 2000만달러(18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대주주(지분 20%)였던 ABN암로는 이번 증자로 지분 33%를 보유,최대주주가 된다. 지분투자 목적은 '경영참여'지만 최대주주 변동 뒤에도 경영진 구성엔 변화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발행가는 이날 종가(6200원)보다 12.9% 높은 7000원이며 1년간 보호예수(매각제한)된다. ABN암로는 향후 추가 투자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태정호 사장은 "지난해 수익을 내는 등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파격적인 조건으로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며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통해 TV드라마 제작 사업에 본격 진출하고 기존 사업인 영화 홈비디오 컴퓨터그래픽 부문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외자유치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에스엠 키이스트 등이 일본 자금을 끌어들여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추진에 나섰으며 최근 팬텀엔터그룹 디에스피 등도 외자 유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화 드라마 등의 경쟁심화와 흥행부진 등으로 엔터테인먼트주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외형 확대와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