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일자리가 더 중요"…산업계, 자발적 임금동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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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열 ㈜코오롱 노동조합 위원장은 '임금동결 및 구조조정 금지' 최종 합의를 이뤄내기에 앞서,지난 26일 과천의 코오롱 본사를 찾았다.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이웅열 회장을 직접 만나 자필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다음 달 12일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함께 노사상생을 선언,임직원들을 격려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명예회장에게 "십수년 전 명예회장께서 '보람의 일터'를 주장하실 때,우리가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파업을 일삼던 코오롱 노조가 이제 회사와 상생의 틀을 마련코자 하니,격려를 부탁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은 흔쾌히 응했다.
◆코오롱 "함께 살아남자"
김 위원장은 28일 구미공장에서 배영호 사장과 함께 손을 맞잡았다.
임단협을 마무리짓고 '임금동결 및 구조조정 금지' 최종 합의를 이뤄낸 자리에서다.
배 사장과 김 위원장을 포함한 경영진과 노조원들은 함께 술잔을 돌리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내 동료를 거리로 내모는 대신 하루 두 끼를 먹더라도 임금동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올해 꼭 흑자전환을 실현해 직원들과 이익을 함께 나누자"고 제안했다.
배 사장은 "사실 노조와 직원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말을 차마 먼저 꺼낼 수가 없었는데,정말 고맙다"며 "책임지고 흑자구조를 달성해 더이상 구조조정 없는 직장을 만들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12년 가까이 유지된 민주노총과의 불행한 인연으로 파업에 찌들어 있던 코오롱 노조가 또 한번 진정한 노사상생을 위한 결단을 내린 순간이다.
◆잇따른 대기업 임금동결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 노사의 임금동결 선언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노사가 임금동결에 합의한 다른 대기업들도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코오롱의 속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악화된 경영여건 속에서 노조도 파업을 일삼기보다 임금동결 등을 통해 생존의 틀을 다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2005년 '노사화합 무분규 선언'으로 노사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GS칼텍스 노사는 29일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조의 건의를 받아들여 올해도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한일합섬 노사 역시 이날 동양그룹에 인수된 후 첫 단체교섭에서 사측에 임금 조정을 위임했다.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된 무교섭 일괄타결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S&T모터스(옛 효성기계)도 28일 올해 임금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LG필립스LCD는 이달 임금 동결을 이뤄냈으며 동국제강 노사는 12년 연속 무교섭 타결 기록을 세웠다.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해 임금 인상률을 지난해보다 훨씬 낮게 책정해 사실상 임금을 동결했으며,SK그룹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대상으로 임금동결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당수 대기업 노사가 임금동결에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개별 기업 노조들이 악화된 경영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노사상생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이웅열 회장을 직접 만나 자필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다음 달 12일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함께 노사상생을 선언,임직원들을 격려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명예회장에게 "십수년 전 명예회장께서 '보람의 일터'를 주장하실 때,우리가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파업을 일삼던 코오롱 노조가 이제 회사와 상생의 틀을 마련코자 하니,격려를 부탁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은 흔쾌히 응했다.
◆코오롱 "함께 살아남자"
김 위원장은 28일 구미공장에서 배영호 사장과 함께 손을 맞잡았다.
임단협을 마무리짓고 '임금동결 및 구조조정 금지' 최종 합의를 이뤄낸 자리에서다.
배 사장과 김 위원장을 포함한 경영진과 노조원들은 함께 술잔을 돌리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내 동료를 거리로 내모는 대신 하루 두 끼를 먹더라도 임금동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올해 꼭 흑자전환을 실현해 직원들과 이익을 함께 나누자"고 제안했다.
배 사장은 "사실 노조와 직원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말을 차마 먼저 꺼낼 수가 없었는데,정말 고맙다"며 "책임지고 흑자구조를 달성해 더이상 구조조정 없는 직장을 만들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12년 가까이 유지된 민주노총과의 불행한 인연으로 파업에 찌들어 있던 코오롱 노조가 또 한번 진정한 노사상생을 위한 결단을 내린 순간이다.
◆잇따른 대기업 임금동결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 노사의 임금동결 선언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노사가 임금동결에 합의한 다른 대기업들도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코오롱의 속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악화된 경영여건 속에서 노조도 파업을 일삼기보다 임금동결 등을 통해 생존의 틀을 다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2005년 '노사화합 무분규 선언'으로 노사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GS칼텍스 노사는 29일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조의 건의를 받아들여 올해도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한일합섬 노사 역시 이날 동양그룹에 인수된 후 첫 단체교섭에서 사측에 임금 조정을 위임했다.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된 무교섭 일괄타결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S&T모터스(옛 효성기계)도 28일 올해 임금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LG필립스LCD는 이달 임금 동결을 이뤄냈으며 동국제강 노사는 12년 연속 무교섭 타결 기록을 세웠다.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해 임금 인상률을 지난해보다 훨씬 낮게 책정해 사실상 임금을 동결했으며,SK그룹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대상으로 임금동결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당수 대기업 노사가 임금동결에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개별 기업 노조들이 악화된 경영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노사상생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