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우리은행 민영화 문제와 관련,임기 내에는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카타르 산업도시인 라스라판을 방문,현지 한국인 근로자를 격려하는 자리에서 "우리은행을 민영화해야 하는데 경영권을 인수할 만한 금융 기업이 누구냐가 걱정거리고 국제시장에 팔면 법적으로 개방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이 열리고 북한으로 철도나 고속전철을 놓고 만주까지 쌩쌩 달리는 시대를 만들자면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하는데,감당할 만한 믿음직한 금융투자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우리은행을 대북 금융투자기관으로 육성할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따라서 "팔면 시끄럽고 골치 아프고 하니 임기 내에 (우리은행을) 안 팔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대우건설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한 것과 관련,대기업에 대한 매각을 반대했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가급적 재벌에 주지 말고 작은 데 주라고 했는데,장관들이 갸우뚱하며 '산업은행에서 하는데 정부가 너무 간섭하면 좋지 않다'고 해서 그런가 보고 있었는데 그렇게 해서 경쟁을 붙였는지 돈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입찰과정에서 프라임건설,유진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6조4255억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기업이 튼튼하니까 돈을 많이 받은 것 아니겠느냐.지금 보니 너무 받은 것 같아 산업은행이 골머리를 앓더라"며 "기업이 되게 해주어야지 너무 받아서야 되느냐.받았으니 그만이지" 하며 웃었다.

노 대통령은 "워크아웃 기업들이 회생해 은행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며 "우리은행 같은 곳은 4배 올랐다"고 말했다.

도하=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