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주식시장이 하루 만에 반등했다.

미국발 인플레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아시아 증시와 함께 상승했다.

예전과 달리 미국과의 동조화 움직임은 약해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해외 증시 움직임이 지수에 계속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수 움직임이 가지는 의미가 많이 퇴색된 상황이어서 개별 종목 관점에서의 접근을 지속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30일 대신증권 천대중 연구원은 "여러차례에 걸친 학습효과와 중국 증시의 약진, 연기금의 주식 매수에 따른 탄탄한 수급 기반 등이 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둔감한 이유"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2월 산업활동지표와 경기선행지수가 양호한 수준을 기록한데다,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시장위험 체감도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천 연구원은 그러나 "1분기 어닝 시즌을 통해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약화될 수 있고 미국 경기 문제도 한차례 더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택시장 문제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도 "국내 증시가 내부 모멘텀 부재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만큼 대외 여건의 영향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가 연중 고점에 다가서고 있지만 고점돌파를 위한 상승 동력은 크지 않아 보이며, 미국 증시도 금리인하 기대라는 하방 경직 요인이 약화되고 있어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이들은 분기말 효과가 마무리될 경우 시장이 경기 및 실적 흐름에 더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중현 연구원은 "지수가 박스권에서 출렁이고 있는 동안 개별 업종 및 종목의 차별화 양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지수 움직임이 가지는 의미는 크게 퇴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실적을 둘러싼 종목별 '춘추전국시대'가 전개되고 있다면서 인텔과 구글로 대표되는 반도체주와 인터넷주들이 상반된 실적과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음을 지적했다.

실적 변수의 부각과 이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움직임은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는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지수가 1450선에 안착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체된 지수 흐름 속에서 어떤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느냐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어느때보다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