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미 LPGA투어에 화려하게 데뷔한 안시현(23)은 깔끔한 외모 덕에 골프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얻었다.

이듬해 투어 신인상까지 획득하며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성적이 신통치 않아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급기야 스폰서와의 관계도 틀어져 2년째 계약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안시현이 '제2의 탄생'을 알리는 것일까.

30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나쇼토너먼트코스(파72·6673야드)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나비스코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단독선두에 나섰다.

안시현은 앞서 열린 마스타카드클래식에서 공동 6위,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에서 공동 8위에 오르며 시즌 초반 좋은 샷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골프여왕으로 떠오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1타차 2위에 포진해 있는 데다 지난해 챔피언 캐리 웹(호주)도 2타차 공동 3위로 따라붙고 있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안시현은 이날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기록했다.

2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8∼10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이후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주고받으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안시현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04년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기록한 단독 2위다.

안시현은 경기 후 "멘탈을 바꾼 것이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점"이라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 자신에게 부담을 많이 지우는 편이었는데 올해부터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박세리(30·CJ)는 이븐파 72타로 한희원(29·휠라코리아),이정연(28),김초롱(23) 등과 공동 10위에 랭크됐다.

버디와 보기 1개씩을 기록한 박세리는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 얌전해져서 예전처럼 '줄버디 사냥'을 못하고 있다.

동반 라운드를 펼친 김미현(30·KTF)과 박지은(28)은 나란히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34위에 그쳤다.

'세계 랭킹 1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더블보기 1개,보기 4개,버디 3개로 3오버파 75타를 쳐 공동 44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 3,4라운드에 이어 메이저대회 3라운드 연속 오버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