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일명 장하성펀드)가 동원개발과 법적 분쟁을 벌이게 됐다.

이에 따라 합의안이 도출돼 순탄하게 마무리될 것 같았던 양측 간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장하성 교수는 30일 "동원개발 정기 주주총회의 불법성을 확인하기 위해 동원개발을 상대로 지난 29일 법원에 '주주총회 증거보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증거보전 신청은 주주가 회사 측이 보관하고 있는 위임장,주주총회 녹취자료,실질주주명부,주주확인서류 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다.

장 교수는 이를 시작으로 감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 등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하성펀드는 이에 앞서 동원개발 지분을 매입,지난해 12월 경영진과 지배구조 개선 합의 사실을 발표했으며 박응조 회계사를 이 회사 감사로 임명키로 했었다.

하지만 동원개발은 주총일이던 지난 23일 장하성펀드 측과 일부 외국계 주주,증권예탁결제원 관계자 등의 입장을 막은 채 주총을 개최했으며 박 회계사의 감사 선임도 무산됐다.

장 교수는 "동원개발이 사전에 상호 합의된 감사 선임을 정당한 이유 없이 파기하고 적법한 주주대리인의 주총장 입장을 거부한 만큼 불법 주총에서 선임된 감사 선임을 무효화하고 상호 합의된 감사 선임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원개발 측은 "주총 당일 소액주주의 대리인임을 주장하는 무자격 인사들이 부실한 위임장을 제시하면서 주총 참석을 시도했다"며 "이번 주총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동원개발 주가는 주총 이후 갈등이 불거지자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