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자제품 전문 유통점인 서킷시티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위해 동종업계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직원들에 대해 낮은 급여를 택하거나 퇴직을 통지하는 공격적인 ‘극약처방’을 내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미국내에서 4만여명의 직원을 둔 서킷시티가 전체의 8.5%에 달하는 3400명에 대해 임시해고 조치를 취하고 앞으로 11주 이내에 ‘저임금 근무 또는 퇴사’라는 2가지 카드중 하나를 택하도록 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임시 해고된 3400명은 동일 직종인 다른 업체의 종사자보다 많은 임금을 받고있다고 평가된 직원들이다.

서킷시티의 이번 조치는 대부분의 서비스 업종에서 일정 수준 이후 더 이상 급여가 오르지 않도록 동결하고 있는 것보다 더 강경한 조치다.

월마트의 경우 지난해 여름 장기 근무자들의 급여 상한선을 동종 업계의 최고액에 맞춰 놓았지만 해고는 하지 않았다.

서킷시티는 ‘저임금 카드’와 IT분야 130여 일자리를 IBM에 아웃소싱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다음 회계연도에 1억1000만 달러의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킷시티의 빌 시미노 대변인은 “판매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밝힘으로써 임시 해고가 왜 필요한 지 이해하기를 원했다”며 “이번 조치는 해당 직원들의 능력이나 기술 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로지 인건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경제학자인 피터 도어링어 보스턴대 교수는 “서킷시티가 인건비 문제 해결을 위해 공격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조사 회사인 가트너의 전자제품분야 애널리스트 밴 베이커는 “서킷시티가 ‘싼 노동자들’을 늘림으로써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