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만 1억원 이상의 재산을 불린 국회의원이 전체의 52%인 15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의원은 전체 의원의 32%인 94명에 이르렀다.

1억원 이상 재산을 증식한 국회의원도 173명으로 전체 의원의 59%를 차지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30일 임채정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원 293명의 지난해 재산 변동 신고 내역을 공개한 결과 국회의원들은 작년에 평균적으로 재산이 전년에 비해 43% 늘었으며,배 이상 증가한 의원만 24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 증감으로만 따지면 재산이 불어난 의원은 248명(84.6%),줄어든 의원은 43명(14.6%),변동이 없는 의원은 2명이었다.

◆대선주자 중 박근혜 전 대표 증가율 최고

대선 예비주자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재산이 늘었다.

재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사람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로,강남구 삼성동 본인 소유 2층 양옥주택의 공시가격이 10억6180만원에서 20억2000만원으로 무려 9억5819만원 증가했다.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은 본인 소유의 안산시 단원구 소재 47평형 아파트가 공시지가 1억원에서 1억5600만원으로 56% 상승했고,서초구 사무실도 1억433만원에서 1억6700만원으로 62.5% 올랐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모친 소유의 부동산이 상승했으며,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부동산 가격은 떨어졌지만 예금이 늘어나 총 재산이 증가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총 재산이 342만원 감소,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줄었다.

◆재산 증식 수단은 부동산

부동산 자산 가치가 증가한 의원은 전체 재산 증가자의 92.7%인 230명이었다.

지난해 부동산 값 급등으로 건물과 땅의 공시가격이 대폭 오른 게 주된 요인이다.

부동산 증가 순위 1위에서 5위까지에 포함된 의원들은 모두 전체 재산 증가 순위 10위 안에 들어 국회의원들의 재산 증식 수단은 단연 부동산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부동산 자산이 감소한 의원은 40명에 불과했다.

또 전체 의원의 23%인 68명은 강남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에 본인과 가족 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본인 또는 배우자가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의원도 41명에 달했다.

◆의원 1명 평균 재산 51억2100만원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의원들의 평균 재산 총액은 51억21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인당 평균 28억5800만원 증가했다.

최고 재력가는 작년에 이어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차지했다.

정 의원은 작년 한햇동안 현대중공업 주식 약 821만주가 종전보다 무려 7265억8544만원이 올랐고,성북동에 있는 땅도 8억8608만원이 상승했다.

이어 한나라당 김양수,정의화,김무성,민생정치모임 이계안 의원 등 2위에서 5위까지는 지난해 순위와 같았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