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 봄비가 내려 물청소를 한 듯 깨끗해진 일본 도쿄의 번화가 롯폰기 가이엔히가시가(街).이 거리의 한 빌딩 앞에 오전 9시부터 시민 1000여명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전 10시30분 개장하는 주상복합 오피스 빌딩인 '미드타운(midtown)'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오전 10시15분부터 시작한 개장 테이프커팅 행사가 끝나자 수천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54층 미드타운 타워와 주변 쇼핑몰,식당가,미술관 등으로 밀려들었다.

이날 문을 연 도쿄의 미드타운은 개장 이전부터 장안의 관심사였다.

일단 규모에서 도쿄 최대의 복합 시설이다.

옛 방위청사 자리를 미쓰이부동산 등 민간기업들이 총사업비 3700억엔(약 3조원)을 들여 재개발한 미드타운은 부지 면적이 10만㎡로 도쿄돔 야구장 면적의 2.2배다.

이곳에 지하 5층,지상 54층의 타워빌딩을 비롯해 6개 동의 빌딩이 들어섰다.

연면적은 56만3000㎡이다.

타워빌딩 높이도 248m로 도쿄에서 가장 높다.

내부는 사무실과 호텔,아파트,고급 쇼핑몰,식당가,미술관 등으로 채워졌다.

특히 타워빌딩의 상층부 9개 층(45~53층)에 들어선 리츠칼튼호텔은 도쿄 내에서 가장 비싼 방을 갖춰 화제다.

도쿄 시내는 물론 멀리 후지산까지 보이는 53층의 스위트룸(300㎡) 하룻밤 가격은 210만엔(1700만원).

미드타운 연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무실은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했다.

'일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장소'라는 컨셉트로 설계된 사무실들은 첨단 보안시설은 물론 어디에서나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IT(정보기술) 환경을 갖췄다.

당연히 사무실 임대료도 도쿄 최고 수준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그럼에도 야후재팬 등 50여개 회사가 진작부터 입주를 계약해 빈 사무실은 한 평도 없다.

미쓰이부동산 관계자는 "미드타운은 앞으로 명실상부한 도쿄 롯폰기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