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긴박했던 하루‥결렬 가능성 나돌자 한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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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을 끌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최종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협상장 주변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넘쳤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29일 전화회담 이후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위기에서 어쨌든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데드라인인 31일 오전 7시(한국시간 기준)를 꽉 채워야 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여기에 미국 측이 회담을 24시간 연장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면서 회담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오전 9시 중동순방을 마치고 서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헬기를 타고 청와대로 이동,곧바로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현종 통상교섭 본부장,김종훈 우리 측 회담 수석대표로부터 회담 상황을 보고받았다.
1시간여 동안 이뤄진 이날 보고에서 노 대통령은 자동차와 쇠고기,섬유,농업 등 핵심 분야별 쟁점에 대해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이 자리에서는 양국 정상 간 전화 회담 이후 약간의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우리 측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과 함께 우리 측이 정한 마지노선에서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국익을 위해 최선의 협상력을 발휘해 달라"며 협상단을 독려했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각자 입장에서 이것만은 국익과 자국의 여론 때문에 안 된다고 하는 게 명확히 전선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이날 오전 상황을 설명했다.
약간의 변화 역시 미국의 협상 태도가 다소 부드러워졌다는 것일 뿐 본질적 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또 "협상 마지막까지 밀고 당기기를 계속 할 것이다.
타결이 안 되면 낮은 단계라도 해야 된다는 식은 아니다"며 우리 측 역시 완고한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협상은 이날 밤 늦게까지 계속됐으며 시한내 극적 타결을 위한 절충을 시도했다.
청와대는 협상단과 리얼타임으로 교신하고 있으며,협상팀은 전권을 갖고 회담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중동순방 과정에서도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면서 사실상 협상을 직접 지휘하는 등 빡빡한 외교 일정에서도 FTA 협상을 챙기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노 대통령은 중동 순방 마지막 날인 29일 카타르 출발 당일 부시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갖고 "양측 모두 최대한 유연성을 갖고 회담에 임하자"며 타결에 대한 정상간 의지를 재확인했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전날인 27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이 정치적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해 협상을 하자고 했다.
28일에는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스티브 해들리 미 대통령 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정상 간 전화회담을 협의하는 등 고위급 채널이 총동원돼 협상 타결을 위해 나섰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